비만치료제 ‘마운자로’로 글로벌 제약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라이 릴리가 제약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한 기업은 2018년 애플이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21일 발행한 이슈 브리핑에서 미국 의학전문지 바이오스페이스의 보도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는 비만치료제 GLP-1 시장에 대한 높은 기대치에 힘입어 시가총액 1조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릴리의 시가총액은 11월에 9900억 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 GSK, 머크, 노보 노디스크, 사노피, 화이자의 가치를 합친 것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릴리가 GLP-1시장을 압도적으로 장악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다.
릴리 성장률의 효자 제품인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는 미국에서 신규 환자 점유율의 70~75%를 차지하고 있으며 경구용 GLP-1 약물인 ‘오포글리프론(Orfglipron)’이 FDA의 승인을 받게 되면 세계 최초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 승인 기업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3개의 치료제의 전 세계 매출이 향후 최대 10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릴리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인 오포글리프론이 승인되면 첫해에만 약 5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며 2026년에 젭바운드, 마운자로, 오포글리프론의 세 가지 의약품이 약 257억 달러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백악관은 11월 6일,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의 가격을 대폭 인하하는 것으로 공식 발표했고 이에 따라 릴리의 수익이 줄어들 것을 예측하였으나 오히려 더 넓은 고객층을 확보하며 릴리의 마운자로, 젭바운드와 앞으로 승인될 오포글리프론이 월 약 200달러로 책정될 경우, 최대 연 매출액이 1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미국 트루이스트 증권은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단순히 많이 팔릴 것을 예상했기 때문에 나온 매출액이 아니라 GLP-1 시장이 가격보다는 물량에 의해 주도되는 방향으로 전환된 환경과 승인을 앞두고 있는 오포글리프론이 저렴한 소분자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제조 비용이 저렴하고 릴리의 제조 역량과 규모가 시장 가격에 흔들림 없이 높은 매출액을 돌파할 수 있다는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1조 달러에 육박하는 기업가치는 얼마 전 백악관에서 발표된 가격 인하 이후 여러 애널리스트들이 릴리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AI 거래에서 벗어나 다각화를 모색하면서 다시 비만치료제로 돌아간 것이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편, 이런 높은 매출과 시가총액을 유지하기 위해서 릴리는 향후 젭바운드와 마운자로의 특허만료에 따른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의 위협에 대응할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릴리의 CEO 데이브 릭스(Dave Ricks)는 특허 주기를 넘어서는 자가 부담 브랜드 비즈니스(self-pay branded business)‘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 비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직 나오지는 않았으나 릴리의 CEO가 인터뷰하였던 내용을 토대로 정리해 보면 많은 환자들이 비만 치료에 대한 보험 적용 부족으로 높은 가격으로 구매하고 있었으나 소비자 직접 판매 플랫폼인 ’릴리다이렉트‘를 통해 더욱 유연하게 가격을 제공하고 환자들이 릴리에 대해 갖고 있는 인지도와 충성도를 활용해 자리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점을 유추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