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중심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기존의 권위적인 병원이나 의사중심의 치료관행에서 벗어나 환자들은 치료과정에서 의사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최적의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협력적인 관계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관절센터 공현식 교수는 2008년 5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손목 터널 증후군 환자 78명을 대상으로 수술 결정에 참여하는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76%의 환자들이 의사와 치료 결정을 함께 하기를 원하며 증상이 가벼운 환자일수록 이에 대한 선호경향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암 등 중증환자의 경우 기존 다른 연구결과에 의하면 대부분이 의사가 내리는 최선의 판단 하에 치료 결정을 전적으로 따르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나 질환의 경중증도에 따라 환자의 입장이 큰 차이를 드러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생명보다 삶의 질과 관계 깊은 근골격계 질환 환자에 대한 결과로 이들 대부분이 진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의사와 치료 결정을 함께 나누고 싶어 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이전 수술 경험이 있거나(4배) 확실한 간병인이 있는 환자의 경우(4.2배)에는 치료 결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성향이 다른 환자들보다 강했다.

현재 상당수 병원들이 도입하고 있는 환자중심진료(Patient Centered Care)란 환자의 기호, 가치, 사회경제적 환경 및 생활 습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환자와 그 가족들을 치료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포함시키는 것으로 이는 선진적인 의료 형태의 중요한 구성 요인으로 인정되고 있다.

따라서 진정한 환자중심 진료를 위해 의사들은 치료 결정에 대한 환자의 참여의사를 더욱 존중하고, 환자 또한 자신의 의견을 의사에게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공현식 교수는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들은 대부분이 의사와 치료 결정을 함께 하기를 원하며, 의사로부터 의학적인 정보를 받기를 원할 뿐 아니라 자신의 상황을 의사에게 정확하게 전달하여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함께 내리기를 원한다”며 “치료 과정에서 의사들은 환자의 의사를 존중하고 환자는 자신의 의견을 의사에게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

이 연구는 미국 정형외과 최고 권위 학술지인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의 2011년 8월호에 게재되었으며, 미국 정형외과 의사회(AAOS, American Academy of Orthopaedic Surgeons) 공식 홈페이지에서 주목할 연구로 소개됐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