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기록 넘어 ‘한국현대의학사’ 재구성

국내 임상의학 분야에서 후학양성에 앞장서 온 임상의학자 53인의 생생한 경험과 소중한 역사를 담은 책이 <임상의학과 나의 삶>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이미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공적을 남겨 한국의학 발전을 견인해 온 저자들이 그 동안 달려온 길을 되돌아보고, 그 속에서 의학을 공부하는 후학들에게 비전과 지도와 격려를 들려주는 한편, 그러한 모든 것들을 명료하게 기록으로 남기자는 뜻을 그대로 담고 있다.

책의 서론 격으로 ‘서양의학발달사’를 직접 쓴 우강(又岡) 권이혁 서울대 명예교수(우강건강포럼 대표)는 머리말을 통해 “우리는 그 동안 너무나 기록보전에 무심했다”고 지적하고 “이 책에 수록된 내용이 언젠가는 후학들에게 인용되거나 활용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번 출간의 의의를 부여했다.

사실 이 책은 ‘우강건강포럼’을 통해 나온 <보건학과 나>, <기초의학과 나의 삶>에 이어 세 번째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하나는 한국의 보건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필자였고, 다른 하나는 한국의 기초의학을 담당했던 사람들이 쓴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나온 <임상의학과 나의 삶>은 보건학, 기초의학, 임상의학을 아우르는 하나의 시리즈를 완결한다는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임상의학과 나의 삶>은 한국 임상의학의 기라성 같은 필자들이 각자 자신이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담을 제각각 찬란한 은하수처럼 후학들에게 펼쳐놓고 있다.

특히 어느 필자는 자신의 글 마무리에서 “아마도 이 글을 읽는 사람은 임상의사가 되려는 누군가일 것이다. 내가 선택한 길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길은 아닐지라도 후회 없는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귀중한 길을 선택했음에 감사한다”고 적고 있다. 책의 출간 의도를 잘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이 단순히 개인적인 시선에만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미시적으로 보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비록 국내 임상의학의 각 분야에서 쟁쟁한 업적들을 남겼더라도 개인 53명에 관한 정보나 기록에 불과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학의 발달사라는 커다란 틀에서 보면 그 각각의 이야기들은 바로 거시적으로 ‘한국임상의학사’를 재구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책의 집필에 참여한 필자들의 인선은 편찬위원회가 맡았다. 김용일 가천의대 명예총장을 편찬위원장으로, 박영숙ㆍ안규리ㆍ왕규창ㆍ임정기 교수 등이 편찬위원으로 참여했다.

<신광출판사/744쪽/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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