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가입자단체들이 건정심의 산부인과 분만수가 인상방안을 반대하고 나서자 의협(회장 경만호)은 “강아지 분만비 보다도 못한 분만수가로 산부인과 의사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며 고사 위기에 처한 산부인과를 살리기 위해 한뜻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가입자단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산부인과 분만수가 인상을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앞서 7일 제6차 건정심에서는 산부인과 자연분만수가 상대가치점수를 50% 인상하는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된 바 있다.

가입자측은 “수가를 인상해도 기본적으로 출산율 자체가 낮기 때문에 분만실이나 산부인과 병*의원 유지를 확신하기 어렵다”며 인상안을 반대하고 있다. 상대가치를 활용한 해결방법은 건강보험 수가체계의 왜곡과 진료과목 간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의협은 “현재 상대가치점수가 원가의 73.9% 밖에 안돼 의료기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정부도 인정한 사실이며, 이중 우리나라의 분만비용은 OECD 주요국가(프랑스, 독일 영국, 미국 등)와 비교했을 때 비교도 안 된다”며 “가입자 단체들이 이 사실을 왜 애써 외면하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의협은 강아지 분만 보다 못한 수가 라는 말이 나온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분만수가 인상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의협은 “분만실 유지를 위해서는 산부인과 특성상 마취의와 전문 간호인력 고용, 전문시설 등 인력과 자원을 24시간 운영해야 하는데 지금의 수가로는 분만실 운영 자체가 어려워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없으면 산과 전문 진료를 포기하고, 다른 분야 진료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대로 가다간 앞으로는 출산을 할 수 있는 분만실이 턱없이 부족하게 돼 의료공급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입자 측에서 “분만수가 인상시 농촌지역 산부인과 의사들이 도시로 이동해 산부인과 없는 농촌이 늘어나고 도시지역 산부인과 수입만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는 데 대해 의협은 “지금 산부인과는 경영 자체가 어려워 도시나 지방이나 할 것 없이 분만실을 폐쇄하고 있다”면서 “산부인과 특성상 환자가 대형병원보다는 가까운 동네의원에서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진찰을 받고 분만을 해야 하는데, 의원에 분만실이 없어 ‘진찰은 동네의원에서, 분만은 대형병원’에서 하고, 위급상황 발생 시에도 원거리의 대형병원까지 이동해 진찰을 받아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의협은 “아직까지 남아있는 산부인과를 하나라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며 “가입자들이 산부인과 현실을 이해하고 지역적 편차의 문제보다 전체의 균형을 생각하고, 죽어가는 의료계와 국민의 건강권을 위하는 심정으로 산부인과 살리기에 한뜻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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