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의과대학이 37년 만에 본교 중심의 교육체계를 마련한 것은 지역 의료 인재 양성과 의료 기반 확충의 흐름을 바꾸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해부학 실습실을 비롯한 핵심 교육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내년부터 울산에서의 정식 의학교육이 시작된다. 그동안 부속병원이 없어 서울아산병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를 벗어나, 의대 교육이 비로소 지역 사회와 맞닿는 기반을 갖추게 된 셈이다.
1988년 개교 이후 울산의대는 지역에 독립적 교육 기반이 없어 다소 분절된 형태의 교육 환경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2022년부터 추진된 단계별 이행계획은 교육체계 정비, 교육 공간 확보, 아산의학관 개관 등 실질적 변화를 이끌며 마침내 울산 중심 교육체계 완성으로 이어졌다. 이는 단순한 공간 확보를 넘어 지역 의료 역량 강화의 기초를 다지는 과정으로 평가된다.
교수진의 연구 활동을 위한 인프라 확충도 이어지고 있다. 울산대학교는 내년 3월까지 교수연구실과 연구시설을 추가 조성할 계획으로, 이는 지역 의학 연구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울산시는 지난 7월 울산대학교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향후 졸업생의 지역 정착을 지원해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의료·바이오헬스 산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현재 아산의학관은 이론 및 실습 교육, 도서관, 학생 공간 등 의학교육에 필수적인 기능을 갖추고 있다. 예과 1학년부터 본과 1학년까지의 이론 수업이 울산에서 전면 운영되며, 임상실습은 울산대학교병원뿐 아니라 서울아산병원, 강릉아산병원 등 여러 교육병원과 연계해 진행된다. 교육의 연속성과 질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구조적 설계라 할 수 있다.
오연천 울산대학교 총장은 이번 변화가 "전국 최고 수준의 의학교육과 국제 경쟁력 확보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에서 배운 인재가 다시 지역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메시지는 울산의대의 교육체계 변화가 단순한 시설 개선을 넘어 지역 의료 생태계의 미래와 직결된 과제임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