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알렉세이, 임수빈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교수, 아이나쉬
(좌측부터) 알렉세이, 임수빈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교수, 아이나쉬

순천향대 부천병원이 요추신경공협착증으로 극심한 통증을 견뎌온 카자흐스탄 환자 두 명에게 새로운 삶을 안겨줬다. 주인공은 ‘이브라예바 아이나쉬(63·여)’와 ‘나흐마노비치 알렉세이(36·남)’. 나이도, 성별도, 아픈 사연도 다르지만, 끝없는 고통 속에서 마지막 희망으로 한국행을 택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아이나쉬는 선천적 척추측만증에 더해 10년 전 교통사고 이후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이 심해져 일상이 무너졌다. 5분 걷기도 어렵고, 앉거나 일어서는 일상적인 동작만으로도 다리가 저려 집안일은 물론 잠 한번 편히 이루기 어려웠다. 현지 여러 진료과를 전전하고 일본·터키 전문의에게까지 상담했지만, 돌아온 것은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말뿐이었다.

알렉세이는 11개월 전 일터에서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했을 때, 450kg에 달하는 대형 중장비 타이어가 동료를 덮치려는 순간 온몸으로 막아내며 동료의 생명을 구했다. 동료는 무사했지만, 그날 이후 그의 허리에는 참기 힘든 통증이 시작됐다. 움직일 때는 물론이고 가만히 누워 있을 때조차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그는 카자흐스탄에서 10곳이 넘는 병원을 찾아 수많은 치료를 시도했지만, 오히려 통증은 더 악화해 삶의 의지를 잃어갈 만큼 깊은 좌절에 빠졌다.

두 환자에게 전환점이 된 것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임수빈 교수의 진료였다. 임 교수는 두 사람에게 ‘방중선 접근법을 통한 신경공경유 요추체간 유합술’을 시행했다. 이 수술법은 근육 손상과 신경 견인을 최소화하면서 통증 부위의 신경을 안전하게 감압하는 수술법이다. 기존의 요추체간 유합술은 수술 후 허리 통증이 상당 기간 지속되지만, 임 교수가 시행한 수술법은 대부분 환자가 2~3일 이내 통증이 거의 사라질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 알렉세이 역시 수술 다음 날 스스로 걸을 만큼 빠르게 회복했다.

서로 모르던 두 환자는 수술 때문에 먼 한국 땅에서 만나 “믿기지 않을 만큼 통증이 사라졌다”며 수술 결과를 공유하고, 잊고 지냈던 일상으로 돌아갈 기대감에 들뜬 모습을 보였다.

한국행이 두렵지 않았는지 묻자 두 사람은 “신기하게도 한 번도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잘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순천향대 부천병원의 국제 의료서비스는 기대 이상이었다. 진료부터 통역까지 코디네이터가 세심하게 도와줬고, 의료진은 따뜻하게 배려해 마치 고국에서 치료받는 것처럼 편안했다”고 전했다.

알렉세이는 “허리 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있다면 주저 없이 순천향대 부천병원을 추천하겠다”며 “카자흐스탄에는 임수빈 교수님처럼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신경외과 의사가 많지 않다. 한국 국민은 이렇게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36세의 젊은 나이에도 지팡이를 짚고 진료실에 들어오던 알렉세이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며 “동료를 구하다 다친 사연을 듣고 반드시 건강한 일상으로 돌려보내고 싶었다. 두 환자가 다시 웃음을 되찾는 모습을 보니 의료진으로서 더 큰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많은 나라에서는 퇴행성 척추질환 수술법이 보편화되지 않아 평생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환자가 많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해외 환자에게 한국의 우수한 척추 치료 기술을 알리고, ‘새 삶’을 선물할 수 있도록 연구와 수술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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