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간 질환자에게서 알파태아단백(AFP) 검사 빈도가 높을수록 생존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동안 AFP 검사를 3번 시행한 간암 환자와 비교했을 때 4번 시행한 환자는 생존율이 6% 올라가고, 5번 시행했다면 3번 시행한 환자보다 12% 정도의 생존율을 끌어올릴 만큼 높은 효과를 보였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안상봉 교수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안상봉 교수

노원을지대학교병원(병원장 유탁근) 소화기내과 안상봉, 오주현 교수팀이 ‘AFP 검사 빈도가 간암 환자들의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본 연구는 SCIE급 의학저널인 Cancers 2024년도 1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8년 사이에 간암으로 진단된 185,316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베이스를 조사한 결과, 간암 진단을 받기 전 2년 동안 4번 이상의 AFP 검사를 했을 때 검사 횟수가 1회 증가할수록 상대적 생존율을 6%씩 끌어올린다는 것을 확인했다(위험 비율 = 0.94, 95% CI: 0.940-0.947, p < 0.001).

특히 간암 진단 전 B형 간염을 앓고 있던 환자의 경우 개선된 생존율이 더 뚜렷했다. 2년 동안 3번 이하로 검사한 환자군에 비해 2년 이내 6번 이상 AFP 검사를 한 환자군들은 2년 생존율과 5년 생존율이 각각 20% 이상 상승했으며, 이들 중 55.6%가 완치 가능한 간 이식 또는 간 절제술을 받았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안상봉 교수는 “이번 연구로 AFP 검사가 유용한 간세포암 선별검사임을 입증한 것은 물론, 간세포암 조기 발견과 간 이식 등 치료적 접근성도 높이는 것을 확인했다”며 “정기적인 추적검사는 생존율을 높이는데 중요한 요소인 만큼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0세 이상의 간경변증, 만성 바이러스 간염 환자들은 국가검진에서 복부초음파와 AFP 검사 비용이 지원된다.

알파태아단백(alpha-fetoprotein, AFP)은 태아의 간이나 위장관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다. 간이 손상되었을 때 증가하는 단백질로, 정상 성인에게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상 일정 수치가 넘으면 간세포암을 진단하는 선별검사 중 하나로 쓰였다. 특히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B형 간염 환자를 비롯한 만성 간 질환자들에게는 주기적인 AFP 검사를 권장해왔다.

하지만 생존율 상승에 관한 연구 부족으로 최근 유럽과 미국 가이드라인에서는 간세포암의 선별도구로 알파태아단백을 적극 권장하고 있지 못했다. 환자들 역시 추적검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