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학한림원(원장 왕규창)은 정부가 입학정원의 65%를 증가시키는 대규모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발표를 성급하게 하여 대단히 당황스럽다며, 실질적인 권한을 갖는 협의체를 구축하여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의학한림원은 7일,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증원 발표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당장 2025년 2,000명 증원하고, 2035년까지 최대 1만명을 증원한다는 정부의 발표는 현 입학정원 대비 165%에 달하는 예상 밖의 대규모 증원으로, 적정 규모의 증원이 필요함을 주장해 온 의학한림원으로서는 대단히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의과대학 입학정원은 국민보건의료와 과학기술계 인력의 효율적인 배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서 적어도 30년 이후까지도 의료계와 산업계의 미래를 설계하며 논의되고 정해져야만 한다고 지적이다.

즉, 적정 의사 수와 의과대학 입학정원 규모에 대한 논의부터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에 미치는 영향, 의과대학의 교육역량과 의학교육의 질적 수준, 우수 학생의 이공계 대학 진학 기피, 사교육 시장의 과열 등까지 다양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학한림원은 부족한 의사인력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크므로 현실적으로 국민의 건강을 수호하면서 의학교육의 질을 저하시키지 않기 위한 연구를 해왔으며, 이를 근거로 하여 첫해에 350~500명 규모의 증원으로 시작하고 그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는 기구를 통하여 점진적이며 유연하고 합리적으로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조정함으로써 부작용을 최소화 하고자 하는 제안을 다각도로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정부 발표를 접하고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 과정에 편향된 자료 선택, 의학교육 현장의 졸속 파악, 그리고 관련 단체와의 형식적인 소통이 있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정책발표의 중요한 문제점으로 행위수가제를 시행하는 우리나라와 같은 시스템에서는 의사 수에 따라 의료비가 증가하고,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의 공백은 의과대학 입학정원 부족보다는 필수의료 분야의 낮은 수가와 불가피한 의료사고에 대한 과잉처벌 및 의료전달체계의 붕괴에 기인하며, 과거 30%의 입학정원 증가에도 의과대학 교육 현장에는 큰 혼란이 있었던 점을 볼 때, 불과 수개월 내 입학정원 증원에 필요한 교육자와 교육시설이 마련될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의학한림원은 ▲의사인력 양성 정책을 논의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독립적이고 실질적인 권한을 갖는 논의체를 구축하여 원점에서 다시 신중한 논의를 시작할 것 ▲탄력적 의과대학 입학정원 조정이 실현될 수 있도록 즉시 의과대학 입학정원 조정제도를 확립할 것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의 붕괴가 의과대학 입학정원 부족 보다는 잘못된 보건의료정책의 결과임을 직시하고 정책의 선후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 ▲사전 준비없이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대규모로 증원하는 것에 따른 의학교육 질 저하에 대한 심각한 우려에 대하여 의학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한 대안을 먼저 마련할 것 등을 제언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