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종합병원(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상관없슴)
수도권 종합병원(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상관없슴)

현재 종합병원은 대학병원 중심의 3차 의료기관과 종합병원이라는 간판을 달고 운영하고 있지만 3차 의료기관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대학병원, 그리고 순수하게 민간자본으로 운영하고 있는 종합병원 등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으며 사실상 사각지대에 있는 곳이 민간 종합병원들이다. 본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는 전국적으로 이런 종합병원이 100~150여 곳에 이른다.

문제는 이들 지역종합병원들이 3차 의료기관(대학병원)과 병원 및 의원급 의료기관 사이에서 경쟁하다 보니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입지적인 조건이 좋다는 서울만 하더라도 사실상 종합병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뿐이며 그동안 지역병원으로 제 역할을 하고 있었던 홍익병원도 코로나 이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20년 간 누적된 적자로 결국 폐원의 길을 걸어간 서울백병원이나 을지대병원 등도 이름만 대학병원이지 종합병원 기능을 유지하다가 인력난과 인건비, 저수가 등 3중고를 이기지 못하고 폐원 결정을 함으로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었다. 이에 앞서 여성병원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던 제일병원 역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또 대학병원이지만 종합병원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순천향대서울병원 역시 순천향중앙의료원 산하 병원들의 도움으로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 병원들은 생존하기 위해 경영진이 처절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정도로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대학병원급 종합병원들이 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순수 민간 종합병원들의 어려움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이다.

민간 종합병원들은 지역에서 사실상 3차 의료기관의 기능을 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의료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나 정부나 의료계 그 누구도 이들의 역할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던 사이에 지역 종합병원들은 경영난으로 인하여 하나씩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 종합병원들이 문을 닫을 때마다 해당 병원을 찾던 환자들은 주변 병원급 의료기관이나 대학병원을 찾아야 되고 그만큼 환자들의 재정적인 손해는 물론이고 국가 보험재정 측면에서도 큰 지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지역 종합병원들은 거의 모두 전공의 수련병원으로 지정될 만큼 의료의 질과 양에서 대학병원들과 비교해서 크게 뒤처지지 않을 정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의료 수가를 비롯하여 인건비 등 주변 환경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 종합병원의 위기론은 현실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은 정부도 알고 있지만 주변 환경을 고려할 때 확실한 대안을 마련해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즉 지역 종합병원들은 현재 유명무실화된 의료전달체계로 인하여 더 이상 지역 의원급의료기관의 2차 병원이 아니라 동일 선상에서 서로가 무한 경쟁하는 구조로 변질됐다. 한 예로 의원의 진료수가는 이미 종합병원 보다 더 높게 역전된 지 오래되어 의료진이 개원을 통해 더 많은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로 변해 버렸다.

특히 최근 5년 동안 의사와 간호사 구인난과 함께 자연스럽게 30~60%까지 급등한 인건비가 지역 종합병원의 경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일 선상에서 경쟁하고 있는 의원 및 전문병원 등과는 달리 대학병원 수준의 의료시설과 안전기준, 인력기준에 맞추어야 하는 각종 평가체계는 중소 종합병원을 더 이상 지속가능한 병원으로 활동하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이다.

일단 지역 종합병원 관계자들은 이러한 총체적인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주어야만 이들 의료기관들이 생존할 수 있고 지역의료를 되살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대구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응급의료전달체계를 벤치마킹하여 수도권에 도입하는 방안도 매우 필요하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대구는 지역과 권역별로 상급종하병원 한두 개를 최종 선상에 두고 그 아래 대형종합병원, 중소종합병원을 묶어 하나의 권역 의료/필수 의료전달시스템을 만들어 주고 그 권역 시스템 안에서 119 구급대 또 각 지역병원들이 환자를 의뢰/이송할 때 상급종하병원 응급실과 중호나자실은 항상 여유가 있어 최종 중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결국 대학병원 쏠림현상을 해소하는 정책으로 작동함으로서 응급실과 중환자실 수용 등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게 만들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중호나자 치료 및 의뢰시스템을 학습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즉 코로나로 인하여 국내 의료시스템이 붕괴위기에서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종합병원들이 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 시설 대학병원들이 모든 중증환자들을 감당하도록 했다면 훨씬 많은 코로나 사망자와 일반 사망환자들이 발생했겠지만 당시에 응급환자와 수술환자, 투석환자, 초고령 고위험군 등 상당수 중환자들이 거점전담병원 이른바 종합병원에서 해결해 주었기 때문에 대학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이 최중증 환자를 비교적 여유롭게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지역종합병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들에게 책임만 떠 넘겼지 사실한 이에 걸 맞는 어떤 보상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종합병원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때문에 종합병원 관계자들은 이제라도 행정적인 구조와 법률적인 시스템을 만들고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마디로 의료전달체계에서 상급명칭은 아예 삭제하고 1,2,3차로 현실적인 개편과 함께 지불제도의 개혁도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또 형사소송법 및 의료법을 개정하여 의료과실이 없는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보험 및 국가배상제를 도입하고 환자의뢰와 이송에 관한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한편 주의의무와 설명의무 면책조항을 신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의 중심 종합병원 진료 및 전공의 수련제도 역시 현실에 맞게 개정과 함께 지역 종합병원의 기능을 유지하는데 따른 보상으로 종합병원의 관리료를 신설할 것도 촉구하고 있다.

이런 정책적인 대책이 없이는 멀지않은 장래에 지역 종합병원은 아예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역의료에서 사실상 3차 의료기관 역할을 하고 있는 등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 종합병원을 위한 호기기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에 정책당국자들이 귀를 귀기울여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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