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모체태아의학 분야에서 가상현실(VR) 시뮬레이션이 의학 교육 도구로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이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박지윤(왼쪽)ㆍ김현지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박지윤(왼쪽)ㆍ김현지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박지윤ㆍ김현지 교수 연구팀은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최근호에 논문으로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그에 따르면 VR 시뮬레이션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관성 있는 교육을 반복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교육 및 훈련 측면에서 유용한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다양한 수술, 심폐소생술 등에 대해서는 VR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시행된 바 있다. 그러나 산부인과 모체태아의학 분야에서 다뤄진 경우는 없었다.

모체태아의학은 산모와 태아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수술 술기의 숙지가 매우 중요하고, 직간접적으로 풍부한 수술 경험이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 저출산 현상으로 전공의를 비롯한 피교육자들이 직접 환자를 진료하고 수술을 수행할 수 있는 횟수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제왕절개술 VR시뮬레이션 화면
제왕절개술 VR시뮬레이션 화면

이에 박지윤 교수팀은 조기양막파수 환자의 진료 및 제왕절개술 절차에 대한 VR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리고 프로그램의 교육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실습 중인 서울의대 3,4학년 학생을 비롯하여 수련의, 다양한 진료과 전공의, 전임의 등 105명의 참가자를 VR 시험군 그룹(n=53)과 대조군 그룹(n=52)으로 무작위 배정하여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이 체험한 VR 프로그램은 흔히 겪을 수 있는 임상 상황인 만삭에 조기 조기양막파수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에 대한 기본적인 문진과 검진으로 시작됐다. 이 때 사용자는 끊임없이 주어진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을 선택해야 했다. 제왕절개술을 결정하고 나면 실제 수술장 환경과 동일하게 세팅한 공간에서 직접 집도의의 위치와 시선으로 수술을 순서대로 수행하게 되는데, 이때에도 다양한 팝업을 통해 다음 술기에 대한 숙지 정도를 평가받았다.

VR 시험군은 조기양막파수 환자의 진료 및 제왕절개술 연습에 중점을 둔 시뮬레이션 교육을 받았으며, 대조군 그룹은 임상 시나리오 설명 및 실제 제왕절개술 녹화를 포함한 비디오 강의를 시청하게 했다. 교육에 앞서 주어진 임상 상황과 수술에 대한 경험을 조사했으며 교육 이후 수술과 진료에 대한 자신감을 설문지로 답변하고 미니 테스트를 통해 객관적 지식에 대해 평가했다.

연구 결과, 교육 전 수술 경험(횟수와 종류)은 두 그룹 간에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교육 이후 VR 시험군은 조기양막파수 환자의 진료(문진과 검사 선택 등), 집도의로서 제왕절개술에 대한 술기의 이해, 제왕절개술의 적응증 및 합병증에 대한 이해도 등을 측정하는 항목에서 모두 유의한 정도로 대조군보다 높은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 미니테스트에서 VR 시험군이 42점으로 대조군의 36점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논문 교신저자인 박지윤 교수는 “임상적 상황 및 수술에 대한 의학교육 도구로서 VR은 반복이 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환자에게 직접 시행하기 전에 복잡한 술기를 숙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VR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은 분당서울대병원 이름으로 특허를 획득(발명자 박지윤)했다. 원내 헬스케어혁신파크에 조성된 SMART시뮬레이션센터에 도입하여 앞으로 다양한 의료진에게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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