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진년(甲辰年) 용의 해가 밝았습니다.

2024년 갑진년 첫 해는 독도에서 아침 7시 26분에 가장 먼저 볼 수 있다. 내륙에서는 이보다 5분 늦은 울산 간절곶과 방어진에서 일출이 시작되며 서울에서는 오전 7시47분 첫 해가 떠오른다.

올해는 푸른색과 용을 상징하는 청룡해로 새해를 맞아 가족, 친구, 회사 동료 등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새해 인사말이나 좋은 글을 전하는 것이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이다.

의약계 역시 푸른색과 용의 기상을 받아들여 좋은 일들이 많았으면 한다.

올해는 향후 우리나라 4년을 이끌어 나갈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기다리고 있고 의료계를 대표하는 두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그리고 대부분의 단체들이 수장을 선출하는 해로서 가장 중요한 한해를 보내게 된다.

물론 우리를 둘러 싼 국내외 정세가 그리 녹록하지 않은 것도 사실인 만큼 국회의원 선거는 물론 의료계 단체장 선거에도 가장 우수한 인물을 선출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선거를 지켜 본 결과는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말 국내 중소기업중앙회가 회원사 5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49곳인 49.8%가 지난해 경영환경이 어려웠고 2024년 경영환경 전망 역시 57.4%가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역시 경영 환경이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인 것이다. 악화를 예상한 기업도 26.8%인 반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15.8%에 그친 것이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다행인 것은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와 조선 등이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사실이지만 여전히 고물가·고금리와 같은 경제회복 위험 요소도 남아 있어 불안요소를 안고 새해를 출발한 것은 틀림없다.

의료계 역시 경기회복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지난해 겨울 코로나 펜데믹이 끝나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경기회복이 더뎌 이른바 빅 5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의료기관들이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의원급과 병원급 의료기관들의 경영환경을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말 필수의료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의료계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한발작도 나아가지 못하고 정부와 의료계가 계속 회의만하고 있는 팽팽한 긴장감이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초 정부는 필수의료 대책을 통해 응급의료체계 구축, 응급 심뇌혈관질환 전문 치료역량 강화,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진료기능 강화처럼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진료역량을 강화하고 적정 의료서비스 공급이 어려운 분만이나 소아분야에 초점을 맞추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역시 지난해 10월 발표한 필수의료 혁신전략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 졌다.

단지 달라진 것은 전국 국립대병원을 필수의료의 중추적인 기관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변화라면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소관부처를 고육부에서 복지부로 이관하고 인력과 연구·개발·시설·장비개선을 지원하고 중증·응급진료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단 이 같은 조치는 일단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다. 시의적절하고 필요한 정책인 것은 틀림없지만 현장에서는 그다지 피부에 와 닫지 않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대부분일 정도로 복지부 정책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의사수 증원과 관련, 현재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초저출산국의 오명을 뒤집어 쓴 대한민국은 인구소멸 국가라는 달갑지 않은 지적도 받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통계청이 2023년 1~11월 기준 60세 이상 취업자가 30~40대 취업자 수를 웃돌며 경제활동 인구의 주축이 되어 가고 있다는 발표를 함으로서 과연 앞으로 신생아 수효가 줄고 있는 현실에서 의사 수만 늘리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의료계의 불맨 목소리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지난해 전국 대학 교수들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선정했는데 요즘 우리 사회에 만연한 풍조를 그대로 옮겨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견리망의’는 논어 현문편에 등장하는 ‘견리사의(見利思義)’에서 파생된 말로 “눈앞에 이로움을 보면 의를 생각하고, 나라가 위태로울 때는 목숨을 바치며, 오래된 약속일지라도 평소 그 말을 잊지 않는다면 성인이라 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최근에는 견리사의와 반대되는 뜻의 견리망의도 사자성어로 만들어져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견리망의를 추천한 전북대 김병기 교수는 “우리 사회는 경리망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며 “우리나라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 보다는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며 비판했다.

갑진년 새해에는 여기저기서 새로 태어나는 아기 울음소리를 듣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IT 기술력이 의료에 접목되어 우리의 삶의 질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그런 세상을 꿈꾸어 봅니다. 새해에는 모두 건강하십시오.

                                                2024년 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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