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ESG를 평가하는 전문기관들은 여전히 자기만의 지표를 이용해서 ESG 준수 정도를 측정한다. 아직까지도 ESG와 관련해서 널리 통용되는 산업 표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실제로 ESG의 정의는 기관별 설립 목적 및 사업의 특성, 이해관계자의 차이에 따라 상이하게 제시되고 있다.

KRX ESG포털(https://esg.krx.co.kr/) 홈페이지에는 ESG를 투자 의사결정ㆍ장기적인 수익ㆍ재무적인 가치ㆍ경영 리스크ㆍ사회책임ㆍ지속가능성 등이 공통적으로 제시되는 키워드로서, 자본시장에서 집중해야 할 ESG 개념은 ‘투자의사결정 및 장기적인 재무적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非재무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

요컨대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각 요소를 구성하는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E(환경) = 기후변화 및 탄소 배출, 환경오염 및 환경규제, 생태계 및 생물 다양성, 자원 및 폐기물 관리, 에너지 효율, 책임 있는 구매ㆍ조달 등.

▲S(사회) = 고객만족, 데이터보호ㆍ프라이버시ㆍ인권, 성별 평등 및 다양성, 지역ㆍ사회 관계, 공급망 관리, 근로자 안전 등.

▲G(지배구조) =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구성, 뇌물 및 반부패, 로비 및 정치 기부, 기업윤리, 컴플라이언스, 공정경쟁 등.

지금까지 기업 평가는 ‘얼마를 투자해서 얼마를 벌었는가’에 초점을 둔 재무적인 정량 지표가 기준이었다. 그러나 ESG 개념의 등장으로 기후변화 등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게 증가하면서 非재무적인 지표가 기업의 가치평가에서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늘고 있다. 그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담론이 형성되고, 투자자와 소비자도 기업 평가에서 재무적 가치가 아닌 비재무적 가치를 중시되고 있다.

더구나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 피치, S&P 등이 ESG 평가 결과를 신용등급에 반영하고 있음을 볼 때 기업의 ESG 경영은 가히 대세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ESG 평가기관 중 ESG 지수 개발에 가장 선도적인 곳은 MSCI이다. 이 기관의 평가 모델인 ‘MSCI ESC Rating’은 10대 주요 분야, 35개 이슈에 근거하여 기업의 ESG 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2023년 1월에 발표한 ‘국내외 의료기관의 ESG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ESG 경영에 관한 개념이나 정의는 명확하지 않다. 아직은 단순히 ‘치료를 잘하는 병원’에서 벗어나 의료 활동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병원으로의 도약을 지향한다는 총론을 공유하는 정도이다.

국내 의료기관은 대개 ESG 경영을 이미 실천하고 있는 경영활동을 조금 더 세밀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과정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ESG에서 강조하는 원칙과 항목들이 어떤 면에서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며 이미 수행하던 것에서 좀 더 조직적ㆍ의식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본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의료기관은 커다랗게 연결된 하나의 생태계 속에서 관계를 맺고 있는 것들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ESG경영에 접근하고 있다. 이는 독립적 생존과 발전이라기보다는 상생과 시너지를 모색하는 접근 방식이다.

그에 따라 국내 의료기관에서 ESG경영이라는 이름아래 진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활동 양상은 다음과 같다.

▲환경 = 환경 의료폐기물 줄이기 및 식당 잔반 줄이기, 개인 컵 사용과 장례식장 일회용품 감축, 태양광 발전 등을 시행하고 있다. 병원 내 페이퍼 위주의 회의에서 페이퍼리스 회의로 전환하고 있고, 환자에게 발급하는 진료비 상세내역서 양식도 개선해 용지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사회 = 지역사회 기여 및 환자 만족도 제고 등 사회활동 측면에서 지역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봉사 등을 진행하고 있고, 내원이 어려운 환자를 위한 비대면 진료와 지역 의료기관과의 협력 및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배구조 = 투명 경영을 위한 지배구조는 의료법인의 경우 외부감사를 통한 병원 경영 윤리를 실천하고 있고, 임직원 참여를 확대한 투명한 의사결정과 공정한 인사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며, 정보공개도 확대되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