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은 2020년 사상 첫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며 10조원에 육박하는 수출 실적을 달성하였으며, 정부에서도 바이오산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고 정책적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연이어 의약품사업에 진출함에 따라 의약품 수출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ESG 경영의 도입은 한국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ESG 경영 도입 초기로, 일부 대형 제약사를 제외한대부분의 기업들이 ESG 도입 준비 단계에 있다. 다수의 기업들이 ESG 전담부서신설, 관련 인증 획득 추진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주요 기업의 대응사례및 관련지침이 발표되고 있어 기업들의 대응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ESG 규제 도입이 가시화됨에 따라 국내외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본격적인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세계 각국의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관련 정책 및 규제시행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대형 제약사들은 ESG 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회사 홈페이지에 ESG 관련 지표 및 평가결과를 게시하는 등 신속하게 대처하고 있다.유한양행,한미약품,종근당,대웅제약, JW중외제약 등 주요 국내 제약사들은 홈페이지에 ESG, 혹은 지속가능경영이란 이름의 페이지를 구성하고 있다.이 페이지를 통해 회사의 ESG 경영 노력을 알리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다.

유한양행 홈페이지에서
유한양행 홈페이지에서

유한양행은 일찍부터 ESG 경영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투자하고 있다.이미 2021~22년도, 22~23년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펴냈으며 지난 4월 14일에는 ‘유한 ESG경영 실천 공동선언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날 유한양행과 주요 가족사 및 유한학원은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기업이념과 철학이 지속가능 경영의 기본 정신임을 확인하며, 창업정신을 바탕으로 상호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더 나은 미래, 건강한 인류와 지구환경을 위한 ESG 경영에 적극 나설 것을 대내외적으로 선언했다. 선언문에는 환경경영 및 기후위기 대응, 윤리경영 및 인권경영 강화, 동반성장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하여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전 영역에서 ESG 가치를 확산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미약품 홈페이지에서
한미약품 홈페이지에서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기업 중 지속가능경영을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를 4년 연속 받으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11월 24일 진행된 한국표준협회 주관 ‘2023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지수(Korean Sustainability Index, 이하 KSI) 제약부문 1위 기업으로 4년 연속 선정됐다. 한미약품은 R&D 투자, 탄소경영, 인권실사, CP등급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특히 매년 연 매출액의 15~20% 수준을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R&D에 투자하는 등 인류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종근당 홈페이지에서
종근당 홈페이지에서

종근당은 ‘끊임없는 혁신으로 인류의 건강한 삶에 기여한다’는 회사의 이념 아래 ▶환경경영체계 구축을 통한환경 영향 최소화 ▶일하기 좋은 기업문화 조성 및 임직원 책임 강화 ▶공동체와의 동반성장 및 상생 협력 강화 ▶인류를 위한 더 나은 제품개발 등을 전략 방향성으로 제시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7월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으며,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있다.

대웅제약은 2023년도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펴내고 있다. 의약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기본인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을 비롯하여, 환경 및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지속적인 가치창출을 위한 ESG 경영 노력과 성과에 대해 본 보고서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대웅제약 홈페이지에서
대웅제약 홈페이지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 11월 펴낸 『제약기업의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성장』 보고서는 ESG 경영 중 환경 부문에 초점을 맞춘 것이지만 전반적인 ESG 대응에도 시사점을 던져준다.

정순규 책임연구원은 보고서의 결론을 통해 ▶ESG와 환경문제는 향후 이를 준비하지 못한 제약기업에게 큰 리스크가 될 것임 ▶글로벌 공시 표준과 평가에 대한 대응이 필요함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측정과 관리가 필요함 ▶제약기업의 ESG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형태가되어야 함 ▶제약기업 ESG의 성공 여부는 최고경영자의 의지에 달려 있음 등으로 결론을 맺었다. 정 연구원은 이를 바탕으로 ▶제약산업 ESG 환경대응을 위한 민관협력체제 구축 ▶온실가스 측정을 위한 지원플랫폼 필요 제약기업 CEO의 인식전환을 위한 노력 필요 등을 제언했다.

특히 국내 제약산업 ESG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CEO와 임원들의 인식전환이다. 정 연구원은 이를 위해 정부 부처와 제약기업 CEO들과의 ESG에 대한 정기적 간담회개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포상제도 마련, ESG에 대한 투자가 기업의 재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투자 유치나 글로벌 진출에 필요하다는 실증 연구 시행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앞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수출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제약사들의 신속한 ESG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블록버스터 신약들의 특허 만료에 따른 제약사 간 경쟁이 본격화되는 상황으로, 국내 제약사들은 신속한 ESG 대응을 통한 글로벌 시장 내 경쟁력 확보가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추세인 만큼, 향후 ESG 규제가 국가 간 비관세 장벽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대형 제약사 중심으로 대응 중이나, 전문가들은 향후 중소형 제약사 및 벤처기업에게도 ESG 경영 도입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2021년 회원사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회원사들의 약 74%가 ESG 경영을 도입 혹은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ESG 대응의 애로사항으로는 복잡한 평가 기준, 전문인력 부족, 비용 부담, 가이드라인 부재 등이 언급되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ESG 기반의 내재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평가의 등급에 연연해하기보다는 생산, 공급망 관리, 지배구조, 직원 인식도 등의 요소를 내재화하고, 이렇게 내재화된 기반에서 꾸준히 실천해야 실효성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정부를 향해서는 제약바이오산업 부문에 특화된 기준 마련이 필요하며, 중소기업에서는 ESG의 개념 이해부터 어렵기 때문에 ESG의 정의, 필요성, 산업군별 당면 과제, 준비 방안 등을 제시해서 꾸준히 교육하고 지도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