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아연 결핍을 방지하면 치매나 이상운동증 같은 파킨슨병의 증상 및 합병증을 늦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제시됐다. 혈중 아연 결핍이 파킨슨병 ‘치매’로의 진행과 관련이 있고, 레보도파(파킨슨병 치료제)를 장기간 복용 시 나타나는 ‘레보도파 이상운동증’ 발생에도 관련이 있다는 두 가지 연구 결과를 통해서다.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뇌 퇴행성 질환으로 여러 가지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파킨슨병 발생과 중금속의 관련성이 여러 연구에서 제시되고 있다.

강릉아산병원 신경과 장우영 교수(왼쪽) 핵의학과 이효상 교수
강릉아산병원 신경과 장우영 교수(왼쪽) 핵의학과 이효상 교수

이에 강릉아산병원 신경과 장우영 교수(공동교신 강릉아산병원 핵의학과 이효상 교수) 연구팀은 파킨슨병 진단 시 혈중 중금속농도와 대표적 비운동증상인 치매, 장기간 약물복용으로 인한 이상운동증 발생의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각각 진행했다.

파킨슨병 치매는 대표적인 비운동증상 중 하나이며, 이환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발생률이 올라가게 된다. 더불어 레보도파 유발성 이상운동증은 파킨슨병 치료제를 장기간 복용 시에 발생하는 합병증이다. 위 두 질환은 환자의 일상생활 및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강릉아산병원에서 파킨슨병으로 진단받은 환자를 후향적으로 모집했다. 첫 번째 연구와 두 번째 연구에서 환자군을 각각 두 그룹(▲치매 발생ㆍ미발생 환자군 ▲레보도파 이상운동증 발생ㆍ미발생 환자군)으로 나누었고 ‘치매’와 ‘레보도파 이상증후군’ 발생까지의 시간에 중금속농도(▲구리 ▲아연 ▲망간 ▲납 ▲수은)가 관여하는지 분석했다.

먼저 파킨슨병 치매 발생ㆍ미발생 환자군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치매 발생 환자의 혈중 아연농도는 발생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낮은 수치를 나타냈고 한국형 치매선별검사 점수와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또한, 처음 진단부터 파킨슨병 치매가 발생하기까지의 시간에 아연농도가 관련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두 번째 연구에서도 혈중 아연농도는 레보도파 이상운동증이 발생한 환자군에서 낮은 수치를 보였고 아연농도의 감소는 파킨슨병 환자의 레보도파 이상운동증 발생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연구 결과는 아연 결핍이 파킨슨병 진행과 관련된 인자로, 빠른 파킨슨병 치매로의 전환이나 레보도파 이상운동증 발생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장우영 교수는 “아연 결핍은 음식 섭취나 건강보조제를 통해 조절이 가능하다”며,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아연 결핍을 방지함으로써 치매나 이상운동증 같은 파킨슨병의 증상 및 합병증을 늦출 가능성을 시사해 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두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분야 국제학술지인 ‘프론티어스 인 에이징 뉴로사이언스(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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