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암학회 김태유 이사장은 지난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암 연구동향 보고서 2023’이 암 연구, 진료, 정책수립의 길라잡이가 되어 암 연구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암학회 김태유 이사장은 지난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암 연구동향 보고서 2023’이 암 연구, 진료, 정책수립의 길라잡이가 되어 암 연구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암학회는 빠르게 발전하는 암 기초 및 임상 연구 동향을 살펴보고 국내 암 연구자 및 암 관련 정책입안자들에게 발전적인 암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자 <암 연구동향 보고서 2023(KCA Cancer Report 2023)>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대한암학회 김태유 이사장(서울대병원 종양내과)은 지난 15일 <암 연구동향 보고서 2023>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태유 이사장은 “올해 처음 제작된 이 보고서는 국내 암 발생 현황과 기초 및 임상 연구, 그리고 산업계 현황 등 각 분야별 동향을 기술하고, 새로운 진단 및 기술을 소개하며, 전문가 특별 기고를 통해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김 이사장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국내외 암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발전적인 암 연구 방향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며 “암 연구, 진료, 정책수립의 중요한 길라잡이가 되어 암 연구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민건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했다.

또 그는 “암 연구와 관련된 방대한 자료를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다”고 술회하고 “시간과 자료의 제약으로 누락된 내용이 있을 것으로 우려되지만, 앞으로 개정판을 내면서 부족한 점을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김 이사장은 이번 보고서를 제안하고 발간 비용을 지원한 국립암센터 서홍관 원장과 김영우 연구소장에게, 그리고 발간위원장을 맡아 꼼꼼하게 보고서를 매듭지은 서울대병원 김태용 교수에게 특별히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오승택 대한암학회 회장, 김영우 국립암센터 연구소장, 박경화 암학회 총무이사 등이 함께 자리한 이날 간담회에서는 김태용 발간위원장이 직접 보고서 내용을 전반적으로 소개했는데, 그 골자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022년 암 동향 = 2020년 기준 전체 암 발생자 수는 247,952명으로, 2000년에 비해 144,896명 증가했다. 2020년 기준 암 경험자 수는 2,280,000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4.4%를 차지했는데, 65세 이상으로 보면 13.4%가 암 유병자였다. 2001년에 비해 2021년 암 사망률은 37.4%p 감소했고, 암 상대생존율은 2000년 46.5%에서 2016년 70.7%로 24.2%p의 놀라운 향상을 보였다. 위암과 대장암 생존율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고, 폐암도 좋은 생존율을 보여주었다.

김태용 보고서 발간위원장
김태용 보고서 발간위원장

▲암 위험요인과 암 예방 = 암 질환의 사회경제적 부담은 2004년 8조3,091억원에서 2019년 23조7,105억원으로, 연평균 6.8%씩 증가했다. 이는 직접 의료비 외에 생산성 손실 비용 등 간접비용까지 증가한 것을 의미한다.

▲암 조기검진 = 한국은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 등 6개 암종에 대해 국가암검진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 일본보다 많은 암종이다.

▲정부 암 연구개발사업 투자 현황 = 암 연구개발에 대한 정부의 연간 예산은 2017년 6,331억원에서 2021년 8,559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생명ㆍ보건의료 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감소하여 타 질환 대비 투자가 상대적으로 축소됐다. 정부 투자는 대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과제당 지원이 2억~2.9억 원 사이이다. 과제당 지원액이 충분하지 않으며, 특히 인간 대상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데는 많이 부족하다.

▲국내외 암 연구개발 거버넌스 = 미국 정부의 암 분야 연구개발 사업은 국립암연구소(NCI)가 전담하여 수행한다. NCI는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기관이기는 하나, 비교적 독립적으로 백악관과 직접 소통한다. 그러나 한국은 국립암센터 등 출연기관으로부터 보건복지부 등 소관부처 및 심의부처를 거쳐 기획재정부에서 행정부 최종안이 확정되고, 다시 국회 심의를 받야야 한다. 따라서 연구 현장과 정부의 암 연구 방향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을뿐더러 급속히 변화하는 암 연구 생태계에 즉각 대처하기 어렵다.

▲암 기초연구 동향 = Web of Science DB로 분석한 결과 2022년 국내 연구진이 출판한 암 분야 논문은 9,114편이었다. 상위 3개 연구 주제는 유방암, 폐암, 대장암이었으며, 피인용 지수도 유방암과 폐암 논문이 높았다.

▲국내외 암 임상시험 현황 = 한국은 2020년 이후 글로벌 8위의 임상시험 국가이다. 위암과 간암 임상시험은 세계 3위이며, 폐암과 유방암 임상시험도 10위권 수준이다. 특히 의뢰자 주도 암 임상시험(SIT)은 2018년 202건에서 2021년 247건으로 22.2% 증가했다. 미국에 비해 10-20% 수준, 영국에 비해 80-90% 수준인데, SIT가 다국적 제약회사에 의해 시행된다는 점에서 국내 암 연구 역량이 세계적임을 알 수 있다.

▲국내 항암제 임상시험 현황 = 국내 의뢰자 주도 항암제 임상시험이 증가하는 반면, 연구자 주도 항암제 임상시험(IIT)은 최근 5년간 감소 추세이다. IIT가 제약회사에서 하기 어려운 암 연구의 미충족 수요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많은 경우 중개연구가 동반되는 점을 고려할 때 IIT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과 재정적 지원이 시급하다.

▲암 정밀의료와 암 유전체 분석 = 향후 암 정밀의료의 성공적인 정착과 발전을 위해서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에 대한 급여 확대, 희귀유전자를 가진 암 환자에서 허가 외 사용 및 급여 허용 등의 제도적 개선, NGS와 임상정보를 통합ㆍ관리할 수 있는 DB 구축, 암 정밀의료를 위한 법적ㆍ제도적 개선 및 국가 차원의 지원이 요망된다.

▲새로운 암 진단 및 치료 기술 = 면역항암제, 항체-약물 접합체, 백신, 로봇수술, 양성자치료ㆍ중성자치료, 세포치료제, 단일세포 염기서열분석, 액상검체 등이 있다.

▲시장동향 및 치료제 승인 현황 = 국내 암 관련 치료제 및 진단 시장 규모는 2018년 11억 달러에서 2025년 2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항암제 승인은 미국 대비 평균 3-4년 늦고, 급여까지는 1-2년이 추가로 소요되어 실제 국내 환자들에게 사용되기까지는 통상 4-6년이 소요된다. 이는 글로벌 표준치료가 국내에 늦게 도입되고, 임상시험 기회가 제한될 수 있어 신약 허가 및 급여 도입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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