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병식, 박실비아, 김동윤 교수
(왼쪽부터 )조병식, 박실비아, 김동윤 교수

기계 학습 모델을 적용하여 백혈병을 세포 유전학적 특성별로 세분화하고 노인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별 맞춤형 치료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번 연구는 특히 국내 처음 소개되고 혈액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Haematologica(IF=10.1)' 최근호에 논문의 우수성을 인정, 게재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조병식(교신저자)·박실비아(공동제1저자), 여의도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윤 (공동제1저자) 교수팀은 신체능력 저하로 항암 치료제 선택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노인성 급성백혈병 환자를 인공지능 학습 모델에 근간하여 유전학적으로 분류, 치료제 선택에 따라 생존 예후에 큰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학계에 보고했다.

연구팀은 2017~2021년까지 고강도 항암요법과 메틸화 억제제 단독 저강도 항암, 메틸화 억제제와 베네토클락스 병합 저강도 항암 요법을 이용해 치료받은 60세 이상 고령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279명을 대상으로 유전학적 특성별 치료 효과를 생존율 관점에서 비교 분석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유럽 백혈병 연구그룹(ELN, 2022년 개정판)의 분자유전학적 위험도 분류를 참고치로 사용하여 치료군별 예후 예측능을 평가한 결과 고강도 항암과 조혈모세포 이식을 주된 치료로 하는 젊은 환자군은 위험분류(저위험, 중간위험, 고위험) 예측도와 일치하는 반면 60세 이상 고령 환자군은 생존 예측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이를 치료 선택에 활용하기에 어렵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후 기계학습모델을 적용하여 환자별 복잡·다양한 백혈병 세포의 세포 유전학적 특성을 패턴화하고 이를 비슷한 유형끼리 묶어 총 9개의 유전체 집단으로 구분, 이들 집단에서 각 치료군 별 생존예후를 독립적으로 관찰한 결과, 집단별 유전체의 특성에 따라 고강도 항암 요법이 저강도 항암 치료에 비해 항상 우월하지는 않았다. 또 저강도 치료 중에서도 최근 뛰어난 효과가 입증된 메틸화 억제제와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이 메틸화 억제제 단독 요법에 비해 항상 우월하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고강도 항암 치료제에 효과가 좋은 환자들의 유전체 패턴이 저강도 항암 치료제에 대한 좋은 효과를 예측할 수 없었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결론적으로 치료강도의 선택 및 단독 혹은 병합요법 등 치료제 선택에 있어서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이 궁극적으로 필요하고 인공지능모델을 활용하여 맞춤치료전략을 현실화 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제1저자인 박실비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점점 다양해지는 백혈병 치료제와 새롭게 밝혀지고 있는 백혈병의 분자·유전학적 정보를 연계하여 실질적 환자생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담긴 연구"라며 "개별 환자에서 나타나는 세포학적 유전학적 변이가 너무 다양하고 동시 다발적인 변이가 흔하기 때문에 기존의 통계 처리 방식으로는 이를 반영할 수 없었고 기계 학습 모델의 활용이 필요했다"고 설명하였다.

실제 기계 학습 모델을 적용·구현하기 위해 혈액질환과 의학연구 통계 전문가인 여의도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윤 교수가 혈액암 환자의 유전자 통계를 구축했고, 항암제 예후예측 모델 개발 기업이자 서울성모병원과 협업 관계를 맺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 임프리메드코리아가 분석 기법의 장·단점을 보완했다.

교신저자인 조병식 교수는 "연구의 또다른 중요한 점은 세포·유전학적 특성별로 환자별 맞춤 치료가 환자의 생존율에 영향을 준 다는 것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입증한 것"이라며, "아직 첫걸음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연구 결과를 활용하여 천편일률적 치료가 아닌 개인별 질병 특성을 고려한 최적 치료를 진료현장에서 적용하여,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급성골수성백혈병 고령 환자에게 최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 이라고 밝혔다.

논문제목이 '노인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서 유럽 백혈병 연구 그룹(ELN) 2022 기준 및 기계 학습법을 통한 유전적 그룹의 생존 예측능의 평가'인 이번 논문은 포항공대 생물학 연구정보센터 (BRIC)에서 소개하는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 (한빛사)'에도 선정되었다. 한빛사는 생명과학분야 학술지 중 인용지수가 10 이상인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저자를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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