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잘 때 꾸는 꿈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렘수면행동장애의 전구증상 유병률이 일반 인구에서 상당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이우진 교수와 고려대 안산병원 신철 교수 공동 연구팀은 렘수면행동장애와 그 전구(전 단계)증상의 지역사회 유병률과 임상 특징을 분석하고 이같이 밝혔다.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윤창호ㆍ이우진 교수, 고려대 안산병원 신철 교수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윤창호ㆍ이우진 교수, 고려대 안산병원 신철 교수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eurology 최신호에 논문으로 발표됐다.

그에 따르면 정상적인 경우 렘수면 동안에는 근육이 이완돼 몸을 움직일 수 없지만,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는 근육이 마비되지 않고 긴장돼 자는 동안 소리를 지르거나 발로 차고, 주먹을 휘두르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인다.

최근 연구를 보면 렘수면행동장애는 발병 후 12년 내에 73.5%가 파킨슨병, 루이소체치매, 다계통위축,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진행될 뿐만 아니라 렘수면행동장애 전구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도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연구팀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렘수면행동장애와 그 전구증상의 유병률 및 임상적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지역사회 코호트(KoGES-Ansan)에 포함된 1,075(연령 범위 50~80, 남자 53.7%)을 대상으로 수면다원검사와 렘수면행동장애 선별검사 설문지(RBDSQ), 전문의에 의한 병력 청취 등을 시행해 분석했다.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속의 행동이 실제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행동화와 근육 긴장도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렘수면무긴장 소실이 함께 나타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데, 그 전구증상은 이 중 한 가지만 나타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번 연구 결과 렘수면행동장애 유병률은 1.4%, 렘수면무긴장 소실과 꿈-행동화는 각각 12.5%, 3.4%의 유병률을 보여 렘수면행동장애 전구증상이 일반 인구에서 상당히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렘수면행동장애의 전구증상인 렘수면무긴장 소실과 꿈-행동화 사이의 상관관계는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두 전구증상 간 임상적인 특징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뜻하며, 따라서 각 전구증상에 대한 별도의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렘수면행동장애 전구증상에서 렘수면행동장애 및 주요 신경퇴행성 질환으로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역 사회 코호트를 기반으로 일반 인구에서 렘수면행동장애와 그 전구증상의 실제 특성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향후 전구증상 이후 렘수면행동장애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의 진행을 예측할 수 있는 인자를 발굴해 적극적으로 질병을 선별하고,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대 안산병원 신철 교수(인간유전체연구소장)렘수면행동장애는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의 진행을 가속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러한 렘수면행동장애 뿐만 아니라 그 전구 증상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관리와 추적관찰의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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