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국가적 외상시스템이 2012년 도입된 이후 예방가능 외상사망률, 중증도 보정 외상사망률 등이 크게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 정경원(왼쪽), 권준식 교수
아주대병원 정경원(왼쪽), 권준식 교수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정경원 교수팀(권준식 교수)은 이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최근호에 논문으로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논문 제목은 ‘Trauma System Establishment and Outcome Improvement: A Retrospective National Cohort Study in South Korea(외상체계 구축과 성과 개선: 한국에서 진행된 후향적 국가 코호트 연구)’이다.

그에 따르면 연구팀은 이 논문에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국내 외상환자 약 480만 명의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예방가능 외상사망률, 중증도 보정­외상사망 예측모델을 통해 얻은 외상사망률이 모두 유의하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예방가능 외상사망률은 골든타임 내 신속하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비율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외상환자를 더 살렸다는 뜻이다. 우리보다 40년 이상 먼저 중증외상시스템을 도입한 미국, 일본 등 선진 국가의 예방가능 외상사망률은 5% 미만이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예방가능 외상사망률은 2015년 30.5%였으나 2017년 19.9%에 이어 2019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15.7%까지 낮아졌다. 연구팀은 2015년에 비해 2019년에 1,247명의 외상환자를 더 많이 살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또 확장형­국제질병분류손상점수 체계를 기반으로 한 중증도 보정­외상사망 예측모델을 구축해 외상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국내 전체 외상사망률은 2015년 0.56%로 역시 가장 높았으며, 2016년ㆍ2017년 0.50%, 2018년 0.51%에 이어 2019년 0.48%로 해를 거듭할수록 유의하게 감소했다.

국내 외상사망률을 살펴보면, 5년 만에 약 800명의 생명을 더 구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생존 예측확률이 0.25 미만인 고도중증 외상환자의 사망률이 2015년 81.50%에서 2019년 66.17%로 유의하게 감소한 것이 눈에 띈다. 이 중 2019년의 경우 예측 사망자 수가 742명이나 실제 사망자 수는 491명으로 고도중증 외상환자의 사망률이 66.17%였다.

중증도 보정 외상사망률은 외상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척도로, 환자 중증도를 고려한 예측 사망자 수와 실제 사망자 수의 비(比)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필수진료 및 의료 공공성의 대표적 분야인 외상환자 치료에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외상시스템을 구축한 이후 실제로 달라진 변화와 성과를 신뢰성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정경원 교수(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 소장)는 “불과 10여 년 전인 2010년 초만해도 한국의 예방 가능한 외상사망률이 30%를 넘어, 외상환자 3명 중 1명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살 수 있음에도 죽어가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외상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분야로 정부와 의료계가 2012년부터 전국에 17개의 권역외상센터를 설립하고 이송체계를 개선하는 등 국가적 외상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10여 년이란 짧은 기간 예방 가능한 외상사망률을 10명 중 1.6명 수준으로 개선하는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번 연구결과가 국내 외상시스템을 더욱 확고히 하는 한편, 아직 외상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저소득ㆍ중간소득 국가에 발전적 모델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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