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카리코 카탈린 특임 교수(왼쪽)와 드루 와이스먼 교수
2023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카리코 카탈린 특임 교수(왼쪽)와 드루 와이스먼 교수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코로나19 감염증을 예방하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에 기여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카리코 카탈린 특임 교수(67)와 드루 와이스먼 교수(63)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상선정위원회는 2일(현지시각) 2023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카리코 교수와 와이스먼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상선정위원회는 “수상자들은 mRNA이 어떻게 우리의 면역체계와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꾼 획기적인 발견을 통해 인류 건강에 가장 큰 위협이 됐던 시기에 전례 없는 속도로 백신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카리코 교수는 헝가리 출신 생화학자로, 미국 화이자와 함께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앤테크의 수석 부사장을 맡고 있다.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의 코로나19 백신에 사용된 mRNA 기술 개발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받았다. 와이스먼 교수는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카리코 교수와 함께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mRNA는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세포의 단백질 생산공장인 리보솜에 전달하는 유전물질이다. 세포가 mRNA에 담긴 유전 정보에 따라 바이러스의 항원 단백질을 생산하여 면역체계의 반응을 유도한다.

단백질을 정제하는 과정 없이 바이러스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를 가진 설계도 격인 mRNA을 직접 주입하는 방식으로 화이자-바이오앤테크는 2020년 비교적 단기간에 백신을 만들어냄으로써 세계 각국의 방역에 기여했다.

카리코 교수 등은 지난 2005년 발표한 논문에서 mRNA를 사람에게 직접 투여할 때 일어나는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방법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는 mRNA을 의약품으로 사용하는 기초가 됐다.

  난치암 치료에도 주목 받는 mRNA 백신

한편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발표와 관련해서 삼성서울병원 이세훈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mRNA 기술은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뿐만 아니라 암 극복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에 따르면 mRNA 백신으로 코로나19 돌파구를 열었던 모더나는 미국 머크(MSD)와 함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mRNA 기반의 새 치료제를 임상시험 중에 있는데, 암재발 위험을 44%나 낮췄다고 보고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현재 임상 3상 연구 중이다.

최근에는 바이오앤텍이 로슈와 손잡고 대표적인 난치암인 췌장암 백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16명의 환자 중 T세포면역반응이 일어난 환자에서 일어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재발이 훨씬 적었다고 발표했는데, 아직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

이세훈 교수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는 mRNA를 활용한 암 백신 개발에 뛰어들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이러한 과정이 성공하면 암 치료의 패러다임도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백신은 몸의 면역체계를 작동시키는데, 암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으면 재발을 막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암을 예방할 수도 있다”면서 “무엇보다 mRNA 암 백신은 개발이 빠른 장점이 있을뿐더러 맞춤형으로 백신을 개발하는 데에도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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