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설] 인간 이해를 고려한 질병 발생 모델(그림 A)’은 지난 3개월 동안 연재되었던 내용을 종합하여 “도대체 질병은 왜 발생하는가?”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통합 구성한 도식(가설)이다.
질병 발생의 원인을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하지만, 여기에서 소개한 질병발생모델의 키포인트는 “인간의 몸은 물질이며 반복자극에 손상되고 종국에는 질병이 발생한다”이다.
다시 말해서 질병은 외부 및 내부 화학물질의 반복자극으로 발생하는데, 그와 같은 반복자극의 상황은 인간으로서 절대 피할 수 없는 외부 및 내부 환경적 특성에 근거한다.
인간의 외부 환경적 특성은 ‘일생 동안 외부화학물질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생명 보존을 위하여 혹은 개인적 기호로 혹은 자신도 모르게 외부 화학 물질(과식, 술, 담배, 대기오염물질, 미세먼지 등)을 수시로 먹고 마시고 흡입한다 (그림 B). 특히 음식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장착된 ‘아사방지 프로그램’과 필요이상 입맛을 자극하는 먹거리가 지천에 널려 있어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과도하게 섭취된다.
외부 환경적 특성의 다른 하나는 일생 동안 마주하게 되는 스트레스 상황이다. 자라온 배경, 인지(해석) 방식, 가치관, 배움 정도, 추구하는 목적이 서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유발되는 인간적 갈등과 그에 따른 스트레스는 인간 삶에서 자연스럽고 또한 필연적이다 (그림 C).
질병을 유발하는 인간의 내부 환경적 특성은 모든 인간의 몸에는 생존과 자존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려고 태어날 때부터 이미 장착된 ‘적응반응’이다 (그림 D).
그 반응은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개발된 매우 효율적인 생존 장치인데, 아이러니하게도 현대 환경의 변화에 걸맞게 충분히 진화하지 못하여 오히려 질병을 유발하는 ‘양날의 칼’로 작용한다.
그 반응은 일상 생활 중 발생하는 감정, 특히 생존 위협 상황의 분노와 공포에 마치 자동온도조절기처럼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작동된다.
적응반응에서 반드시 유의할 사실은 현재의 실제 상황뿐만 아니라 분노, 공포, 불안의 감정을 경험하였던 과거 사연 (그림 E)의 상기recall 혹은 미래의 걱정스러운 사연에 대한 상상imagination만으로도 득달 같이 활성화된다.
앞에서 제시한 ‘질병발생모델’의 시발은 지난 연재(2021.11.1)에서 소개한 ‘4 단계 습관고리’이다 (그림 F).
습관 고리는 과거 기억, 현재 상황 혹은 미래 걱정의 ‘사연’으로 작동되며, 이어서 분노, 공포, 우울, 슬픔, 기쁨 등의 ‘감정’이 마치 바늘에 실 따라오듯 반드시 발생한다.
이어지는 과정은 감정으로 유발된 심적 긴장을 해소하기 위하여 개인별로 정해진 특정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 행동을 통하여 신호로 유발되었던 감정의 긴장이 일시적으로 해결되면서 만족에 따른 ‘보상’을 얻는다.
당사자는 일상 생활 중 동일한 혹은 비슷한 사연을 마주할 때마다 ‘4단계 습관 고리’를 꾸준히 반복한다.
'4 단계 습관고리’의 ‘반복 행동’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셋업된 ‘적응 반응’을 통하여 발현되는데, 자율신경계에서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내분비계에서 ‘코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한다 (그림 D).
‘스트레스 호르몬’은 다음의 두 가지 연계반응을 흡사 핫라인이 연결된 것처럼 곧바로 활성화시킨다 (그림 G). 하나는 (마치 사바나 시절 갑자기 맹수 혹은 적을 만났을 때 사지근육을 이용한 ‘투쟁-도피 행동’과 비슷하게) 사지 근육을 작동하여 음식, 술, 담배 등의 외부화학물질을 체내로 반복하여 유입한다.
인체에 필요한 또한 대사 처리할 수 있는 양보다 과량으로 유입된 외부화학물질은 세포를 자극하여 손상시킨다. 다른 하나는 전신에 상존하는 면역세포에 작용하여 내부화학물질을 폭발적으로 뿜어내고, 과도하게 분비된 내부화학물질은 세포를 손상시킨다.
만약 그와 같은 상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장기간 반복 및 지속되면, 세포는 손상으로부터 회복되지 못하고 종국에는 질병이 발생한다.
요약하면 인간의 몸은 물질이고 외부 및 내부 화학물질의 반복자극으로 손상되며, 그 기간이 오랫동안 반복 및 지속되면 질병이 발생한다 (그림 H).
안타깝게도 인간의 몸은 장기간 반복되는 자극을 꿋꿋이 견디어 낼 만큼 충분히 단단하지 못하다. 속상하지만 어찌할 수 없는 지극히 명확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