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성 난소암 환자에서 ‘하이펙(HIPEC)’의 치료 효과를 소개한 논문이 미국의사협회 공식 학회지 JAMA Surgery 온라인 판 9월 7일자에 게재됐다.
그에 따르면 난소암은 몸속 깊숙이 골반 옆에 위치해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 당시 3, 4기로 진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암학회는 3, 4기 난소암 환자의 5년 평균 생존율을 28%로 보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난소암은 부인암 중 사망률 1위로, 특히 이번 연구는 다른 부위로 전이된 진행성(3~4기) 난소암에서 얻은 연구결과란 점에서 주목된다.
아주대병원 부인암센터 장석준 교수와 연세암병원 부인암센터 이정윤ㆍ이용재 교수 연구팀은 국내 7개 병원 진행성 난소암(3, 4기 상피성 난소암) 환자 총 196명을 대상으로 하이펙을 시행한 환자군(109명)과 시행하지 않은 환자군(87명) 등 2개 그룹으로 나눠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분석했다.
대상 환자 196명은 모두 수술 전 세 차례의 선행항암치료 후 종양감축수술(남아있는 종양이 없도록 암 부위를 최대한 제거하는)을 받았다.
하이펙은 복강내 온열항암화학요법으로 수술을 마친 뒤에 항암제가 섞인 수액을 하이펙 펌프를 이용해 약 42℃로 데워서 90분 동안 복강 안에서 순환시키는 치료법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치료효과가 더 높아지는 항암제의 특성을 이용했다.
연구 결과 치료 예후는 하이펙 시행군에서 월등히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예후 평가의 주요 지표인 무진행 생존기간은 하이펙 시행군이 22.9개월, 하이펙 비시행군 14.2개월로 하이펙 시행군이 약 9개월 길었다. 전체 생존기간 역시 하이펙 시행군이 비시행군에 비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이펙 시행 환자군은 비시행군에 비해 재발 위험이 40%, 사망 위험은 70% 정도 낮아 두 그룹 간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하이펙의 장점을 수술 후 복강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세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하이펙 시행 환자군은 비시행군에 비해 복막 재발이 50% 정도 감소하면서 생존율이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난소암은 치료를 받더라도 환자의 60~80%에서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장석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하이펙이 치료성적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임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최근 난소암 특정 환자에서 표적치료제인 베바시주맙과 PARP 억제제를 사용하는 유지 치료가 표준치료로 인정받고 있는 등 의학의 발달로 효과적인 새로운 치료법이 계속 나오고 있어 앞으로 보다 다양하게 적극적으로 난소암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논문 제1저자인 이정윤 교수는 “하이펙이 복막 재발을 줄임으로써 생존기간을 늘리는 효과적인 치료법임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임상에서 치료계획을 세우는 데 가이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부인종양연구회 주도로 이뤄진 KGOG 3042 연구 일환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