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작된 산업 환경 변화는 제품과 기술, 서비스 등의 개발 방향 설정에서 선택과 집중을 강요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기술과 제품의 제조 측면이 강한 제약산업에서 특히 강하게 드러난다.

세계적 규모의 공급 사슬에 제약이 가해지면서 각 기업들은 원료 수급, 제품 수출, 연구개발 등 가치 사슬 과정의 다각화를 추진하게 될 것이다.

이를 경영적 측면에서 뒷받침할 수 있는 애자일(agile) 제조 시스템, 포트폴리오 전략, 진료시설 기반 개발 전략 등의 추세가 점차 커질 것이다. 이런 추세를 포함해서 글로벌 컨설팅 기관들이 각각 보고서를 통해 엿보고 있는 제약산업의 미래 모습은 다음과 같다.

디지털 채널, 생명과학에서 핵심 역할 부각

컨설팅 기업인 인포시스(Infosys)2020년 보고서에서 리얼월드 데이터(real world data)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AI/ML) 로봇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 등의 디지털 채털이 기술적으로 생명과학 분야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의 제목은 <COVID-19 Impact: A wake-up call for the life sciences industry, Being Resilient>이다.

이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디지털 전환의 5가지 핵심 동인인 리얼월드 근거(RWE) 및 분석 AL/ML 및 자동화 솔루션 디지털 기반 연구실 가상 임상시험 기업 IT 및 자동화 등이 제약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골자는 다음과 같다.

RWE 및 분석은 기존 의약품의 확장이나 의료 수요의 증가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특히 RWE는 기존 임상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 방법을 개선하여 임상연구 단계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AL/ML은 치료법 전환, 예측 모향 개발, 질환 초기 진단, 질환 프로파일링 등 질환관리 전단계에 활용될 수 있다. ML은 전염병이 수요 및 공급 사슬에 미치는 영향 분석, 로보틱스는 공급 사슬의 감시 및 자동화, AI IoT는 환자 참여 및 환자 맞춤형 진료 모형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원격의료(tele-health)의 필요성이 점차 강조됨에 따라 웨어러블 기술 등을 활용한 원격 모니터링 기반의 환자 맞춤형 중재(interventions)가 가능하다.

환자 중심적 관점에서 가상 임상시험(virtual trials)도 많은 장점이 있다. 디지털 기술과 RWD를 통해 임상시험에 적합한 환자군을 선별할 뿐만 아니라 원격 등록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로봇 자동화를 통해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한 스마트병원(smart hospital)을 구축할 수 있고, 클라우드를 통해 임상정보를 저장공유함으로써 업무의 안전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코로나19 회복이 미치는 생명과학 분야

미국 FDA 허가를 받은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솜리스트
미국 FDA 허가를 받은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솜리스트

딜로이트(Deloitte)2020년 보고서 ‘COVID-19: Impact and recovery for the life sciences industry’에서 코로나19 회복 및 정상화에 따라 생명과학 분야가 받을 수 있는 영향을 다음과 같이 크게 두 가지로 제시했다.

제조 및 공급 사슬 다양화

세계 원료의약품의 생산 및 수출의 대부분을 중국과 인도가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출통제 등으로 인해 글로벌 제약산업의 공급 사슬이 크게 영향 받고 있다. 이에 제약기업들은 현행 공급 채널의 재검토를 통해 그 약점을 분석하고 공급원을 다양화하는 등 중장기적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디지털 기술 사용 증가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의 투자 확대 및 적용은 신약 후보물질 발굴, 디지털 임상시험, 의료인과의 의사소통 등 R&D부터 상업화까지의 신약개발 가치 사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존의 임상시험 방식은 환자와의 의사소통, 환자 관리, 임상시험 진행 과정 등에 있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효율성을 확보하는 데 미흡했다. 따라서 데이터 분석, 자동화, 웨어러블 장치, 센서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코로나19로 인한 임상시험의 여러 문제점들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민첩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

컨설팅 업체인 PWC2020년에 낸 <Where next for pharma and life sciences?> 제목의 보고서에서, 제약 및 생명과학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스스로를 재정의하고, 운영 모델을 발전시키고, 미래의 위험을 완화하며, 발전을 위한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의 민첩성(agility)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했다.

그에 따르면 제약산업은 이해관계자 간 상호의존성이 크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해결책을 개발하기 위해 정부 등 이해관계자 간 협력이 더욱 커질 것이다. 또한 가상 상담, 원격 모니터링 및 임상시험 데이터의 전자적 수집 및 관리 등 기존 업무 방식을 원격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욱 필요해질 것이다.

사업의 연속성과 유연성을 제고하기 위한 디지털 기술이 중요해진다. 환자-의료서비스 제공자-지불자-제약기업 간 정보가 안전하게 공유될 수 있도록 디지털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공급 사슬의 약점을 파악하고 보완하며, 경우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의 개편도 요구된다. 특히 원료의약품(API)과 같이 특정 국가에 생산이 집중돼 있는 경우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제조 및 공급망의 멀티노드(multi-node) 모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제조시설을 건립하지 않고 업계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업 간 데이터 고유를 위한 표준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제약산업 혁신에 코로나19가 촉매제 역할

캐나다 왕립은행(Royal Bank of Canada)2020년 보고서 <The impact of COVID-19: a catalyst for change, innovation and investment>를 통해 코로나19가 바이오제약 산업 전반에 변화와 혁신, 투자를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원료의약품을 비롯한 의약품이 중국 등 특정 국가에 집중돼 있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공급 사슬의 지리학적 다양화가 추구될 것으로 예견했다. 또한 임상시험 계획 수립 시 잠재적 위험요소를 감소시키기 위해 지리학적 다양화가 고려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웨어러블 디바이스 활용이 일반화되어 임상시험 등록, 원격자료 수집, 사후감시 등 임상시험 과정이 원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개발 단계에 있는 혁신적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투자도 증가할 것이고, 혁신적 기술 및 제품의 확보를 위해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제약기업 간의 M&A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백신·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면역항암제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Frost & Sullivan)2021년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헬스케어 산업의 시장 성장률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으나, 의료기술 발전 측면에서는 성장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8가지 유망 기술 분야를 제시했다. 특히 제약 분야에서는 다음 세 가지를 유망 기술로 꼽았다.

혁신적 백신 기술 

mRNA, 합성 및 재조합 백신과 같은 차세대 백신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모든 연령대에 접종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핵산 DNA RNA 기반 백신은 병원체 단백질의 제조 과정이 필요 없어 생산이 빠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DNA/RNA 기반 백신의 대규모 임상시험이 실시된 것은 처음이다. 향후 이들 백신의 개발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기술

인체에 존재하는 미생물과 그 유전정보를 일컫는 마이크로바이옴은 면역기능을 조절하고 각종 대사물질을 생성한다. 그런데 마이크로바이옴이 코로나바이러스의 활동 억제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치료제로서의 마아크로바이옴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소화기계 질환, , 자가면역질환, 신경계질환, 호흡기질환 등 다양한 질환에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치료제 개발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면역항암제 시장은 코로나19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으며, 향후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면역항암제 단독으로는 일부 암에서 반응률이 낮고 환자에 따라 효능을 나타내기 어려운 한계로 인해 다른 약물과 함께 투여하는 병용요법 개발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AI, ML 등을 활용하여 면역치료법, 화학치료법, 세포치료법 등 다양한 치료법 간 최적의 조합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Top 8 growth opportunities in the healthcare and life sciences industry for 202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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