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김보람, 이영준, 이준우 교수

요추 추간판탈출증, 이른바 ‘허리디스크’에 대한 스테로이드 주사요법을 시행할 때 통증이 심할 때만 주사해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연구팀(김보람ㆍ이영준ㆍ이준우)은 요추 추간판탈출증 환자에서 초기 척추주사요법으로 증상 호전이 있는 경우 반복 주사를 보류하고 경과 관찰을 통해 추가 주사를 결정하는 ‘관망적 요법’으로도 통증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2일 밝혔다.

허리디스크에 대한 비수술 치료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스테로이드를 주사해서 통증을 경감시키는 ‘척추주사요법’이다. 영상 유도를 통해 신경을 감싸는 경막외 공간을 찾아 약물을 투여하는 이 방법은 당장 수술이 필요하지 않거나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큰 환자에게 적합하다.

문제는 이러한 주사를 ‘언제, 얼마나 자주 놓아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치료 지침이 없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주 1회’ 식으로 주사 간격을 미리 정해놓고 시행하는 ‘주기적 반복주사요법’을 채택하는 경우가 있지만, 잦은 스테로이드 투여로 인한 부작용 우려가 있을뿐더러 환자의 경제적 부담도 커진다.

이에 영상의학과 연구팀은 환자가 첫번째 척추주사요법에서 통증이 일부 호전된 경우 주기적 주사요법을 시행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하여 통증이 악화 및 재발하는 경우에만 추가적 척추주사를 시행하는 ‘관망적 요법’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구팀은 이러한 관망적 요법이 통증 조절에 충분히 효과적이라는 내용을 담은 논문을 국제학술지 <Acta Radiologica> 최근호에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연구팀은 2017년 한 해 동안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에서 척추 추간판탈출증으로 주사요법을 받은 환자 중 스테로이드 치료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한 141명의 진료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환자 중 절반 이상이 1년간 주사 1회만으로도 통증 조절이 가능했으며, 첫 주사 후 3주 이내 추가적 주사요법이 필요한 경우는 12%에 불과했다. 또 1년 이내에 수술을 받은 비율은 5%에 불과했는데, 관망적 요법을 유지한 환자군과 반복적 주사를 시행한 환자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김보람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수술에 대한 부담으로 주사 치료를 선택하지만, 스테로이드에 대한 걱정도 상당한 편”이라고 전제하고 “이번 연구는 관망적 요법이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을 줄이면서 효과적으로 통증을 조절하는 방법임을 입증한 것으로, 향후 표준지침의 마련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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