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로부터)유인경,조주영,연동건,이승원 교수

 위산억제에 사용되는 PPI(Proton Pump Inhibitor, 프로톤 펌프 억제제) 약물을 사용한 환자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 위험도를 79% 정도까지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화기내과 분야 세계 최고 권위 의학저널인 거트(Gut, IF 19.8) 최신호에 게재됐다.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조주영ㆍ유인경 교수와 소아청소년과 연동건 전문의, 세종대 데이터사이언스학과 이승원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이 같은 사실을 확인, 세계 학회에 보고했다. PPI는 위벽에 있는 양성자펌프를 불활성화시켜 위산분비를 차단하는 치료제로 역류성식도염이나 소화성 궤양 등 소화기 질환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물이다.

연구팀은 2020년 1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18세 이상 성인 13만2316명을 대상으로 ▲최근 1개월 이내 PPI 사용 환자군(14,163명) ▲과거 PPI 사용 환자군(6,242명) ▲PPI 비사용 일반인 대조군 (111,911명) 등 세 부류로 나눠 코로나19 중증 악화 위험도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결과 PPI 복용이 코로나 감염을 증가시키지는 않았지만 감염된 환자군(4785명)을 세부 분석한 결과 최근 1개월 안에 PPI 사용 환자들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환자실 입원, 인공호흡기 사용, 사망 등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이 일반인보다 79% 정도 높았다. 반면 과거 PPI 사용 환자군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악화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위산은 소화와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하는데 PPI가 위장관 내 위산을 억제함으로써 인체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게 만드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PPI가 심장, 폐, 위장관 등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침투와 연관 있는 세포막 단백질인 ACE2의 과발현과 연관되어 중증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유인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임상을 통한 위산억제제인 PPI 사용과 코로나 감염에 대한 연관성을 처음으로 규명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며 “PPI 복용이 일반인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을 높이지 않기 때문에 기존 역류성식도염이나 소화성 궤양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의 경우 안심하고 치료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의료진은 기존 역류성식도염이나 소화성 궤양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가 코로나19 감염 시 치료를 위해 이전 사용 약물을 반드시 살펴보고 더욱 각별히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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