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박지현)의 요구에 부응, 서울 내 수련병원에서부터  전공의 EMR 접속 차단 시스템을 해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명 EMR 셧다운제는 전공의가 근무시간 외에는 EMR(전자의무기록) 시스템에 접속을 못 하도록 강제로 차단하는 방법이다. 전공의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전공의 수련시간 주 80시간 제한이라는 규정을 지키기 위해 여러 수련병원이 EMR 셧다운제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대전협은 대리처방 등 전공의가 의료법을 위반하도록 종용하고, 전공의의 실제 근무시간을 축소 보고하는 편법으로 사용되는 EMR 셧다운제를 폐지할 것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함께 기록에 의존하는 역학조사에 EMR 셧다운제가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 대국민을 대상으로 입장문을 발표하며 EMR 접속 차단 시스템을 해제할 것을 보건당국과 병원계에 요구한 바 있다.

박지현 회장은 “EMR 접속이 차단돼 타인의 아이디를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되면 역학조사에서 병원 내 처방, 지시 등 모든 기록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된다. 이는 감염병 확산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이어 “최근 대한병원협회에 모든 수련병원이 EMR 셧다운제를 폐지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보건복지부에도 꾸준히 같은 입장을 전달해왔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 역시 이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제대로 된 환자 진료를 위해 EMR 차단 해제 요구를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고 덧붙였다.

대전협에 따르면 지난해 자체 조사 결과, 전공의가 주로 소속돼 있는 상급종합병원 42곳 중 EMR 셧다운제를 시행하는 곳은 34곳에 달했다. 이 중 고려대의료원의 고려대구로병원, 고려대안산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등 서울 소재 대학병원 3곳에서 EMR 접속 차단 시스템을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현 회장은 “전 세계적 위기에서 어떤 꼼수로 전공의의 노동력을 착취할 것인지 생각하기 이전에 근무시간 조작, 미지급했던 추가 근무 비용 등에 대해서 어떻게 보상하고, 책임질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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