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장수술 설명하는 임창영 박사

카자흐스탄 어린이 안동병원서 새 삶 얻다

올해 15세 소녀인 타비파(Tabifa Yerzhanova) 양은 한국에서 6,000km떨어진 카자흐스탄 서쪽 끝 아티라우시에 살고 있다. 타비파는 심장병을 앓고 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수술치료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소녀의 부모는 6살 때 심장병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일용직으로 월 300불정도 수입으로 가족의 생활비에도 빠듯한 상황이고 지난 10여년 동안 맘껏 뛰어놀아 본 적 없고 또래 친구보다 말랐고 얼굴빛도 창백하다.

타비파는 독서를 좋아하고 취미로 옷 수선을 즐기며 디자이너의 장래희망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안동병원과 보건산업진흥원이 경상북도의 도움으로 ‘2019년 한국의료 나눔문화 확산사업’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타비파는 아버지 알라베르디(Allaberdi Yerzhanov)씨와 함께 8월 5일 입국, 이날 오후 병원에 도착하여 심장MDCT, 심장초음파, 경식도심장초음파 등 기본검사와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승모판막 패쇄 부전증으로 상태는 심각한 상태였다. 승모판막이 수축 시에 잘 닫히지 않아 좌심실에서 좌심방으로 혈액이 역류하게 되는 상태로 전신 쇠약감, 피로감, 운동 시 호흡곤란,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으로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거나 폐에 물이 고이는 심부전의 증상들이 발생한다.

치료는 심장을 열어 외과적으로 판막을 수리하거나 교체하는 성형술 또는 치환술을 받아야 하지만 임창영 안동병원 흉부외과 과장과 현대우 심장내과 과장은 타비파의 상태가 심각해 성형술 보다 치환술을 적용했다. 승모판막 치환술은 승모판막 성형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이 심한 경우에 시행한다.

7일 오전 9시. 타비파의 아버지 알라베르디(Allaberdi Yerzhanov)씨가 수술동의서에 서명하고 딸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알라베르디씨는 수술이 진행되는 7시간동안 수술실 앞을 떠나지 않고 기도했다.

심장수술을 집도한 안동병원 흉부외과 임창영 박사의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그는 “승모판막 폐쇄증의 경우 질환이 악화되면 호흡곤란 및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제때 수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자의 경우 시기가 더 늦어지기 전에 수술을 받아 당분간 치료를 지속하면 판막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소녀는 심혈관중환자실로 옮겨 집중케어를 받았다. 심장수술은 수술 후 치료과정도 중요한데 중환자 케어는 흉부외과 김정원 과장이 담당했다. 24시간 생체활력모니터, 에크모 수면치료를 지속했다. 심혈관중환자실에 2일 동안 치료를 마친 타비파는 9일 일반병실로 옮겼다.

타비파는 “심장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다. 실제 수술을 받기 전에는 무서웠는데 이제는 기분이 좋다. 새로운 심장을 선물 받은 만큼 친구들과 뛰어놀고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고 기쁜 소감을 말한다.

타비파의 아버지 알라베르디(Allaberdi Yerzhanov)씨는 “딸의 생명만 살린 것이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를 살려준 것이다.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도움을 준 대한민국에 감사하고, 특히 심장수술을 지원한 안동병원과 심장수술 의료진을 평생 고마워하며 살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안동병원은 지난해에도 뺑소니사고로 좌절한 30대 몽골 가장에게 수술치료를 지원해 건강과 희망을 선물한 바 있다.

강신홍 안동병원 이사장은 “의료사회사업 서비스로 사회공헌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밝히며 “안동병원의 글로벌 의료수준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환자 치료를 지원해 어려운 분도 돕고, 한국의료의 우수성을 알리는 기회를 계속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자흐스탄 민영방송국 KTK TV는 타비파의 심장수술치료과정을 동행 취재해 카자흐스탄 전역에 송출하며, 아리랑 TV도 동행 촬영해 다양한 외국어로 해외에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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