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춘택 교수

비흡연자의 폐암을 조기 진단하는데 ‘저선량 흉부 CT’가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흡연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일지라도 간접흡연, 실외 미세먼지, 라돈, 조리할 때 흡입하는 초미세먼지 등 생활 속 유해물질 노출을 원인이 돼 최근 비흡연자 폐암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발표된 연구여서 관심을 끌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의대 호흡기내과 이춘택 교수팀(서울의대 강혜린 전임의)은 14일 “비흡연자가 걸리는 폐암은 선암이 많고 진행 속도가 매우 느려 저선량 흉부 CT가 특히 유용하다”면서 “이 연구결과는 세계폐암학회 학술지인 흉부종양학회지(Journal of Thoracic Oncology) 2019년 3월호에 게재됐다”고 발표했다.

폐암은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가 이뤄진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국내 사망자수 1위를 차지한다. 특히 비흡연 폐암 환자의 경우에도 암이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 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폐암 진단을 위해서는 흉부 X선, 흉부 CT, 조직검사 등을 시행하는데, 기존 CT에 비해 방사선 노출량이 낮은 저선량 흉부 CT를 시행하면 엑스레이로 발견이 어려운 초기 폐암까지 발견할 수 있고, 일반 CT에 비해 방사선량이 5분의 1 수준으로 방사선 피폭에 대한 우려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한 저선량 흉부 CT가 폐암 관련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미국, 유럽 등지에서 연이어 발표됐다.

이춘택 교수팀은 더 나아가 비흡연자에게도 폐암을 발견하는데 저선량 흉부 CT가 특히 유용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교수팀은 분당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저선량 CT로 폐암 검진을 받은 2만 8000명 가량의 데이터를 후향적으로 분석한 결과, 약 1만 2000명의 비흡연자에서 0.45%의 폐암환자가 발견됐다. 비흡연자의 폐암 빈도는 기흡연자의 0.86%보다는 낮았지만, 92%가 폐암 1기로 기흡연자의 63.5%에 비해 조기에 발견될 확률이 높았다.

이번 연구는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3년이 넘는 긴 기간 동안 만 명 이상의 대규모 비흡연자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했으며, 비흡연자의 폐암은 조기에 발견될 확률이 높아, 추정 5년 생존율이 96%에 달했고 이는 흡연자의 폐암 생존율이 67.4%인 것에 비해 매우 높았다.

이춘택 교수는 “올해 7월부터 국가암검진에 흡연자를 대상으로 하는 저선량 흉부 CT가 도입되는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검진 사업으로 해외 폐암 학자들의 관심과 부러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연구에서 저선량 흉부 CT가 비흡연자의 폐암을 조기에 진단하고 생존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이 증명된 만큼, 향후 흡연자 대상 검진 사업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가면 비흡연자로 대상을 확대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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