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한신 교수

매우 드물게 발병하면서 치명적인 침샘암이라도 전이가 되지 않은 경우라면 5년 생존율이 93.2%에 달한다. 따라서 꾸준한 자가 검진과 함께 이상 증세가 있을 때 전문의 상담을 적극적으로 받는 등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침샘암의 초기 증상은 통증이 없는 덩어리가 침샘 부위에 만져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침샘의 위치는 귀 아래 앞쪽 부위(귀밑샘)와 턱 뼈 아래(턱밑샘)다. 자가검진은 이 부위를 스스로 만져 보면서 평소와는 다른 덩어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정한신 교수 연구팀은 1995년부터 2014년까지 고악성도 침샘암으로 치료 받은 환자 124명을 분석해 환자들의 예후를 결정짓는 중요 요인을 분석해 20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암 분야 국제 학술지 ‘BMC Cancer’ 최근호에 게재됐다.

침샘암은 인구 10만명 당 1.4명 정도로 발병률은 낮다. 이 때문에 관심이 낮지만 조금만 진단이 늦어도 치명적일 만큼 무섭다. 고악성도 침샘암의 5년 생존율은 50-60% 정도다.

발표에 따르면 침샘암 환자의 평균 나이는 61세로 남자 환자가 여성 환자 보다 3배 가량 더 많았다.

진단 시점에서 조기암(원발암 크기 1-2기)에 해당하는 환자가 51.6%,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인 경우(원발암 크기 3-4기)가 48.3%로 엇비슷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주변 림프절로 전이가 확인된 환자는 49.2%이었고, 폐나 뼈 등으로 원격 전이가 발생한 환자는 12.1%였다.

연구팀은 이들 환자의 나이, 성별, 병의 진행 정도와 치료 과정 등을 살펴 고악성도 침샘암 환자의 예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무엇인지 살폈다.

침샘암으로 사망한 환자와 나머지 환자들을 비교 분석한 결과 전체 침샘암 환자의 5년 생존율(Disease-specific survival)은 63.4%로, 전이 여부에 따라 생존율 차이가 컸다.

암의 제자리에 머물러 있거나 크기가 크지 않는 경우(원발암 크기 1-2기), 전이가 없으면 고악성도 침샘암이라도 생존율은 93.2%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암이 조금 더 자라 주변 조직을 침범한 원발암 3-4기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전이가 없을 때 생존율이 76.2%로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진단 당시 이미 전이가 된 상태라면 생존율이 뚝 떨어졌다.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 5년 생존율은 44.6%에 그쳤고, 원격 전이가 겹치면 21.1%로 매우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 생존 값도 20개월에 불과했다.

이를 토대로 다른 조건을 통계적으로 보정해 상대 위험도를 계산한 결과,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 병의 급격한 진행으로 사망 위험은 5.6배, 원격 전이가 발생한 경우 질병 사망율은 4.6배까지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