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당뇨병의 특성은 서구인과 다름에도 예방·관리·치료는 서구 기준을 따르고 있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잘못된 기준적용은 결국 70%에 달하는 높은 혈당조절 실패율(당화혈색소 6.5기준)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생명의과학센터 내분비대사질환과(이유정·임현정·박상익)와 심혈관질환과 김원호 공동연구팀은 최근 ‘우리나라 당뇨병 현황과 특징(비비만형 당뇨병 중심으로)’주제의 고찰연구를 주간 건강과 질병 10권 30호에 게재했다.

이 연구의 핵심은 우리나라는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의 확산과 운동 부족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비만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고, 이로 인한 만성질환의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당뇨병은 서구인과 우리나라가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것. 결국 이들 특성에 맞춰 향후 당뇨병 예방·중재·관리법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인 셈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 연구에서 한국인의 제2형 당뇨병 발생과 진행에 있어 췌장 베타세포의 크기가 작으며 인슐린 분비능 감소가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또 제2형 당뇨병을 가진 한국인 환자에서 베타세포 볼륨이 정상인에 비해 약 50%가 감소하는 것이 관찰됐고, 정상체형 또는 마른체형에서 여전히 2형 당뇨병 환자들이 많은 우리나라 경우 모두 베타세포의 볼륨과 크기 등이 크게 감소되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제2형 당뇨병을 가진 미국인에서도 비만 또는 비비만형 모두에서 베타세포 볼륨 밀도가 크게 감소한 것이 있고 심지어 비만한 환자에서 공복혈당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 베타세포 볼륨밀도가 감소되어 있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들 결과들은 아시아인과 서구인 모두에서 당뇨병이 발생하는 경우 BMI와 상관없이 베타세포 전체 볼륨이 감소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는 당뇨병이 없어도 비만인 사람의 경우 베타세포 과다증식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밝혔다.

최근 한국인 당뇨병 발병기전에 대한 대규모 지역사회기반 코호트를 이용한 장기추적 연구를 진행한 결과에서도 당뇨병 임상적 특성으로 베타세포 기능 감소와 인슐린 감수성의 점진적인 하락이 당뇨병 발생의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같은 연구결과들을 기반으로 연구팀은 “우리나라 비비만 당뇨병 환자들은 당뇨병 발생 전 이미 인슐린 분비능이 상대적으로 크게 저하되어 있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더라도 이를 보상할 수 있는 인슐린 분비의 증가가 수반되지 못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당뇨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는 비만한 서구인에서 나타나는 보상적 베타세포 증식에도 불구하고 인슐린 저항성에 따른 당뇨병 발생을 보여주는 서구인의 특성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특히 “아시아인을 위해서는 인슐린 저항성 검사뿐만 아니라 위험예측인자로서 인슐린 분비결함을 평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이번 고찰연구가 무엇보다 우리나라 비비만형 당뇨병의 병리생태적인 특성들은 세부전략 수립 및 결과분석 해석 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내용 및 관점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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