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혁, 신동현, 김태준 교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발병원인으로 예사롭지 않다.

위궤양·위암 등의 원인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심혈관계 질환, 제2형당뇨병, 대사증후군 등에 이어 비알콜성 지방간의 발생률도 높인다는 보고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혁·신동현·김태준 교수팀은 2005년 1월부터 2013년 12월 사이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남녀 1만 7028여명을 분석해 헬리코박터균이 비알콜성 지방간의 발생 위험을 키운다는 사실을 규명, 소화기저널 (Journal of Gastroenter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고 28일 밝혔다.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헬리코박터균과 비알콜성 지방간의 관련성을 밝힌 논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여자들의 평균 연령은 49.3세로, 복부초음파 검사에서 모두 지방간이 없었다. 헬리코박터균 보균자는 전체 58.2%인 9918명.

연구팀이 이들의 건강검진 시점부터 연구가 종료될 때까지 추적관찰한 기간을 종합해 분석했더니 8만 3130 인년(Person-year) 동안 3381명에서 비알콜성 지방간이 확인됐다.

발생율로 따지면 1000인년당 40.7%다. 1000명을 1년 동안 관찰하면 40.7명이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로 새로 진단받는다는 의미다.

이 가운데 헬리코박터 보균자는 2080명으로 1000인년당 발생율은 43.2%였고, 비보균자 그룹 1301명의 발생율은 37.2%였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비알콜성 지방간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나이와 성별, 흡연력, 혈압, 체질량지수 등을 보정한 뒤 헬리코박터균의 영향력을 다시 쟀다.

그 결과 헬리코박터 보균자는 비보균자에 비해 상대 위험도가 21% 더 높았을 뿐만 아니라 비알콜성 지방간의 주요 원인인 대사질환과 별개로 헬리코박터균 자체가 발생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혁 교수는 “헬리코박터 감염이 위궤양, 위암 등의 위질환 뿐만 아니라 지방간과 같은 대사질환과도 연관성이 있다”면서 “환자나 의료진 모두 이의 발생과 치료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