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예능 등 미디어 속 음주장면이 성인의 음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원장 조현장)은 전국 17개 시·도 20세 이상 65세 미만 성인남녀 1,057명을 대상으로 ‘미디어 음주장면 노출이 성인 음주문제에 미치는 영향’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연구는 미디어의 영향과 청소년 보호에 초점을 둔 그동안의 연구에서 대상을 성인까지 확대, 미디어 음주장면 노출 정도가 성인 음주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고자 실시했다.

그 결과 일부 미디어 속 음주장면을 본 후 ‘술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47.0%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미디어 속 음주장면에 자주 노출될수록 성인의 긍정적 음주기대와 음주동기가 증가하고, 음주문제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드라마·예능·인터넷 술방 등의 음주장면에 대한 노출이 많아지면 긍정적인 음주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음주동기가 높아져 결국 음주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서민의 술’, ‘애환을 달래주는 술’,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술’ 등으로 긍정 미화됐던 미디어 속 음주장면과 성인 음주문제 증가 사이의 상관관계를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지난해 전체 시청률 상위 10위 드라마 219개(편수 1,787회), 전체 시청률 상위 20위 예능 프로그램 438개(편수 1,739회) 등 총 657개(편수 3,526회)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이 중 음주장면이 노출된 프로그램은 395개(편수 1,427회), 장면은 3,231건에 달해, TV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1회(편) 당 약 2건의 음주장면이 등장했다.

강창범 건강증진사업실장은 “최근 TV보다 상대적으로 표현에 더 자유로운 OTT(인터넷으로 영화, 드라마 등 각종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 SNS 등의 채널에서 음주를 주제로 한 콘텐츠가 인기”라며, “이러한 콘텐츠는 음주를 지나치게 미화하거나, 음란·폭력 장면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경각심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조현장 원장은 “긍정적으로 표현한 미디어 음주장면이 주 소비층인 성인의 음주문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를 이번 연구를 통해 구축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와 모니터링 결과를 종합해 미디어 음주장면의 위해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높이고, 방송계에 자정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 줄 것을 지속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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