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출시된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인 키프롤리스가 기존 요법 대비 우수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병용 치료에 사용할 경우 현행 건강보험 기준에 따라 급여를 인정받지 못해 오히려 환자의 접근성을 제한, 결국 치료비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이제중 화순전남대학교병원 혈액내과 교수
이제중 화순전남대학교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28일 열린 암젠의 다발골수종 치료제 키프롤리스(성분명: 카르필조밉) 국내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기존 레날리도마이드와 덱사메타손 2제 요법(Rd)에 카르필조밉을 추가한 3제 병용요법(KRd)이 결과적으로는 환자의 치료비를 경감시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키프롤리스는 3제 병용요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적응증을 획득했지만 이들 약제 조합으로는 급여 혜택을 볼 수 없다.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신약이 존재하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 사용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더 큰 문제는 카르필조밉을 병용 치료제로 처방할 경우 기존 인정됐던 Rd 요법마저 비급여로 분류돼 환자들은 효과 좋은 KRd 조합을 뒤로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교수는 다발골수종이 현재로선 완치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3제 요법에 따른 가시적인 치료비 부담보다는 질환의 특성을 고려해 효과와 거시적인 비용 문제를 동시에 봐야한다고 지적, 두 병용요법을 놓고 봤을 때 분명 치료 효과에서 차이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 민창기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
실제로 이날 민창기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가 발표한 ASPIRE 임상 결과를 보면 KRd 요법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26.3개월로 Rd 요법(17.6개월) 대비 8.7개월 연장시켰다. 특히 3명 중 1명은 완전관해(Complete Remission)에 도달했다. 
 
또 첫 치료 이후 또는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은 뒤 1년 내 재발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위분석을 실시한 결과 무진행생존기간이 KRd요법과 Rd요법에서 각각 11.6개월, 6.2개월 연장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재발 환자의 생존기간 중앙값이 6~9개월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의미있는 결과다.
 
이처럼 두 조합 간 분명한 차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Rd 요법을 권장하는 현 급여 체계가 부작용을 고려한 선택은 아닌지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임상시험에서 두 그룹 간 큰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먼저 KRd군은 Rd군 대비 더 긴 치료기간을 보여줬음에도(88주 vs. 57주) 두 그룹에서 3등급 또는 그 이상의 부작용 발생 비율이 각각 83.7%와 80.7%로 비슷했다. 또 KRd 군에서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중단 증가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15.3% vs. 17.7%).   
 
이제중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매년 진단 받는 환자만 1,000여 명, 사망자는 7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질환”이라며 “다발골수종의 최신 치료 트렌드는 완전관해율을 높이고 치료 지속성을 오래 유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3제 병용요법이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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