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가 1세대 화학항암제의 부작용과 2세대 표적항암제의 내성 발현 한계를 개선하며 암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기대 섞인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면역항암제만으로 과연 최선의 치료법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 왼쪽부터 김정아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홍보위원(인제대 서울백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강진형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회장(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손주혁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홍보위원장(연세대 의대 종양내과 교수), 임승택 연세대 원주의대 혈액종양내과 교수
면역항암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면역체계의 세 가지 특징인 ‘기억 능력, 적응력, 특이성’을 증강시켜 항암 효과를 발휘한다는 데 있다. 이는 최근 ‘면역관문 억제제’의 등장으로 재조명 됐다. 암 세포의 PD-L1과 T세포의 PD-1 결합을 억제하는 기전을 통해 새로운 항암치료법을 제시한 것이다.
 
현재 개발된 면역관문 억제제에는 CTLA-4의 결합을 차단하는 ‘이필리무맙’과 PD-1의 결합을 차단시키는 ‘펨브롤리주맙’, ‘니볼루맙’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이 계열의 약제들이 상당 수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특정 바이오마커가 발현돼야만 환자가 반응을 보였던 만큼 효능을 최대화 하기 위해서는 다른 약제들과의 병용요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 임승택 연세대 원주의대 혈액종양내과 교수
임승택 연세대 원주의대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2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항암요법연구회(회장 강진형, 가톨릭대 의대 종양내과) 기자간담회에서 면역관문 억제제 단독요법만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어 다른 약제들과의 병용요법도 필요하다고 언급, 치명적인 이상반응까지 나타나 독성에 대한 주의도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이는 최근 열린 미국임상암학회(ASCO)에서도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증명됐다. 항PD-1 제제와 CTLA-4 억제제 병용요법이 서로 다른 기전을 통해 상호 보완적인 기능을 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치료를 시행한 적이 없는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니볼루맙과 이필리무맙을 병용 투여한 결과 PD-L1의 발현율이 1% 이상만 돼도 객관적 반응률(ORR)은 57%였으며 대부분의 환자(83~90%)는 1년 이상 생존했다. 그동안 PD-L1 음성 환자의 경우 10명 중 1명만 효과를 본다는 공식이 병용 전략을 통해 깨진 셈이다. 
 
이와 관련 최근 ASCO에서 나온 비슷한 연구결과가 또 있다.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화학항암제인 카보플라틴+페메트렉시드를 병용 투여한 결과 이번에는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 71%의 객관적 반응률을 보인 것이다. 두 결과만 놓고 봤을 때 반응률은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이 앞섰다.  
 
하지만 병용요법은 여전히 비용 문제라는 숙제가 남아있다. 
 
임 교수는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아직까지는 임상연구 외에는 허가 전이어서 국내 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하며 필연적으로 약제비에 대한 부담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선제적으로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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