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으로 기대를 모았던 중국 제약시장이 최근 주춤하다. 지난해 중국 제약 시장 성장률은 약 5%에 그쳤으며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성장이 예상된다. 
 
 
현대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성장 둔화의 가장 큰 요인은 리베이트 규제에 따른 마케팅 위축을 꼽았다. 2013년 2분기 54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리베이트 사건이 발생했고, 사건 발생 이후 다국적 제약사 대상의 강도 높은 리베이트 조사가 시행됐다.
 
이후 상품권 증정은 물론 기업이 주최하는 학술회의나 포럼 등 제약사의 일반적인 마케팅 활동이 금지됐으며 의사에 대한 강연료, 식비, 학회 참가비용 등의 제공을 중단했다. 대대적인 리베이트 조사는 지난해 의료기기 업체까지 확대 됐으며 현재 약사를 포함해 전반적인 제약시장 위축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두 번째 요인은 약가인하다. 중국 정부는 빠른 고령화와 만성질환자의 증가에 따른 보험재정 부담 때문에 다국적 제약사의 고가 의약품 중심으로 약가를 인하하고 있다. 지난 달 중국 보건가족계획부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치료제 이레사와 BMS의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 등 주요 고가 의약품에 대해 50%에서 최대 67%까지 인하한다고 밝혀 다국적 제약사의 영업환경은 당분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세 번째는 임상데이터 조작 이슈다. 지난해 다수의 중국 현지 제약사는 실험 결과 조작과 실험 분석 증거 부재, 원본기록 유실 등으로 문제가 됐다.
 
중국 당국이 임상데이터 조작 적발 시 동일 의약품 3년 내 승인 신청 금지, 기타 의약품 1년 내 승인 신청 금지 지침을 밝히자 지난해 하반기 허가를 신청한 의약품 1500여 개 중 80%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기존 의약품의 허가 취소와 재임상 및 추가 임상 시행에 따른 신제품 출시 지연으로 제약사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
 
네 번째는 국공립병원의 입찰로 인한 가격경쟁이다. 최근 국공립병원은 입찰 주기를 단축해 가격경쟁을 유도하고 있으며, 특정 지역서 약 가격이 인하될 경우 다른 지역까지 이 가격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병원은 정부 규제로 의약품 판매를 통한 마진 약 15%를 취할 수 없게 되자 이를 제약사에 전기시켜 입찰가보다 약 15% 낮은 가격으로 의약품 공급받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하지만 중국 제약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중국 당국의 지속적인 정책리스크와 임상데이터 조작 이슈로 부정적인 영향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이라 예상된다. 다국적 제약사와 현지 제약사는 리베이트를 비롯한 마케팅 비용을 크게 줄이는 등 영업방식을 바꾸고 있으며, 약가인하와 임상데이터 검토 강화로 경쟁력 없는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하락할 전망이다. 
 
이미 6천여 개에 달했던 중국 제약사는 4천여 개 수준으로 감소했고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 결국 중국 제약시장의 신뢰성은 높아질 것이며, R&D와 생산에 강하고 높아진 임상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업체가 유리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중국의 제약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130조원 규모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이며, 2020년까지 연평균 6~9%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빠른 고령화 속도로 2014년 노인인구(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9%를 상회했으며, 2020년 12.0%, 2050년 24.4%를 기록할 전망이다. 1인당 의료비와 정부의 1인당 헬스케어 지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아직 그 수준이 타 국가 대비 절대적으로 낮기에 높은 성장률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