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서울 동작구는 동작구 안에 있는 근린공원 산책로와 등산로, 지역 명소를 연결하여 동작충효길을 완성하여 온 가족이 함께 둘러보기 좋은 트레일을 내어놨다. 서울 동작구(銅雀區)는 예로부터 충효의 고장으로 유명했다. 동작구의 길에는 충효정신을 간직하고 있는 역사와 문화공간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충효의 고장 동작구의 동작충효길은 역사적 배경을 지닌 고장의 자랑으로 태어났다. 동작충효길은 국립현충원과 조선 정조대왕의 지극한 효심, 그리고 충효문화의 소통, 자연경관의 생태감성을 엮어 동작충효길 7코스를 조성했다.

1코스 生(생) 고구동산길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공간)
2코스 忠(충) 현충원길   (충(忠)의 정신을 만나는 공간)
3코스 孝(효) 한강나들길 (지극한 효심이 함께하는 공간)
4코스 情(정) 노량진길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
5코스 通(통) 보라매길   (문화로 교감하는 소통의 공간)
6코스 愛(애) 동작마루길 (우애를 돈독하게 다지는 공간)
7코스 保(보) 까치산길   (생태감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서울 동작충효길은 충절·효심·애국심이 깃든 길이다. 걷기에 힘든 구간이 없어 온 가족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전체 길이 25km의 충효길은 7개 코스 모두 걷기 여행길이라고 하기에는 짧은 감이 있다. 이들 길에는 보라매공원(5코스), 노량진 수산시장(3코스), 국립서울현충원(2코스)같은 명소들을 품고 있다.

제1코스는 지하철 9호선 노들역 4번출구와 곧장 연결된다. 노들나루공원이다. 조선시대에는 한강의 남과 북을 왕래하려면 수운을 이용해야만 했다. 한강 양안에는 많은 나루터가 생겼다. 지금 한강에는 31개의 교량이 놓여 있고 그 교량들의 위치는 옛 나루터의 나루와 일치한다.

조선시대 한양에서 지방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모든 주민들은 한강을 건너야 했기 때문에 배를 이용해야만 하였다. 현재 우리는 다리가 건설되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지만 조선시대에는 반드시 배를 통해서만 이동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한강의 여러 곳에 나루가 생겨나게 되었다. 당시 나루를 설치한 근본적인 목적은 사람의 왕래를 위한 교통로, 물자운반을 위한 수송로, 국가 안녕 및 질서를 위한 초소(哨所)로서의 기능이 있었다.

이들 나루의 도선장이었던 나룻터를 오가며 사람과 물자를 건네주는 나룻배는 한강 양쪽의 통로를 이어주는 최대의 편의시설이자 유일의 교통로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한강의 나룻배는 1970년대 이후 한강 위에 많은 다리가 개통됨에 따라 점차 그 자취를 감추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갔다.

광나루에는 광진교와 천호대교가 삼밭나루에는 잠실대교가, 뚝섬나루에는 영동대교가, 두모포에는 동호대교가, 입석포(立石浦)에는 성수대교가, 한강나루엔 한남대교, 서빙고나루에는 반포대교가, 동작나루에는 동작대교가, 흑석진에는 한강대교가, 노량진에는 한강철교가, 용산진에는 원효대교가, 마포나루에는 마포대교가, 서강나루에는 서강대교가, 공암나루에는 행주대교가 건설되어 있다.

노들나루에는 충청도와 전라도에서 온 배가 주로 정박했다. 군사가 주둔하여 치안을 관리했을 정도로 남북왕래가 많았던 노들나루는 1899년 철도 경인선이 개통되고 그 이듬해 한강철교가 생기면서 나루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지금은 공원으로 변신하고 있다.

1코스 고구동산길이 시작되는 배수지공원은 쾌적하게 정비되어 있다. 지하철 9호선 노들역과 연결되어 있어 안성맞춤 ‘만남의 장소’다. 배수지공원을 출발하여 고구동산 정상, ‘서달산 잣나무길’, ‘서달산 생태다리’, 현충원 상도 출입문까지 이어지는 1코스다. 고구동산길을 걷노라면 벚나무, 잣나무숲은 쉬기만 해도 즐거움이 풍기는 동작의 자연경관이다.

현충원길(2코스)는 추모와 추억의 공간이다. 현충원 내부순례길의 호국지정사 대통령묘역을 둘러보고 글로 메모로 남길 수 있다. 효의 정신을 형상화한 업어주기 조형물과 효도전화 의자도 만나게 된다. 충(忠)과 효(孝)가 함께하는 공간은 2코스 현충원길이다. 현충원 상도(上道)출입구에서 동작역까지의 구간이다.

제1코스 고구동산길은 노들나루공원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노들나루공원을 가운데 두고 왼쪽으로는 사육산 역사공원이, 오른쪽으로 용양봉저정이 높은 위치에 서있다. 옛날엔 한강 가에는 큰 건물이 없을 때였지만, 지금은 정조대왕의 ‘거둥(행행:幸行)시에 쉬어가시던 정자는 잘 보이지는 않는다.

조선 제6대 단종(1441~1457)의 복위를 도모하다 처형당한 사육신(死六臣) 성남문, 박팽년, 이개, 유응부, 하위지, 유성원 등 충신의 묘가 사육신 역사공원에 있다. 

사육신 역사공원이 충절을 품은 곳이라면 용양봉저정은 정조(1752~1800)의 효심이 깃든 곳이다. 정조는 1789년 아버지 사도세자(1735~1762)의 무덤을 경기도 양주 배봉산에서 수원 화성으로 옮기고 매년 참배를 갔다. 그때마다 정조는 노들나루까지 배다리를 만들어 한강을 건넜다. 정조의 현릉원(사도세자 묘) 참배는 2000~3000명이 움직였고 군사 연습을 방불케 하였다. 행렬의 길이 4km. 배다리 설치에 한달이 걸렸다.

모든 일행이 다리를 건너고 행렬을 정비하는 동안 정조는 용양봉저정에서 식사를 하면서 휴식을 취했다. 정조는 한강을 내려다보면서 아버지 생각을 얼마나 했을까? 배다리! 정조대왕의 못 말리는 사부곡 이었을 것이고....

용양봉저정은 용용(龍), 말뛸 양, 새봉(鳳), 날아 떠오를 저 자를 썼으니, ‘용이 날아오르고 말이 뛰고, 봉황이 날아오르는 정자집’이란 뜻이 된다.

지하철 9호선 노들역 4번 출구를 지나면 그 정면에 동작구 상도동과 본동을 잇는 상도터널이 보인다. 길은 터널 위 고구동산으로 이어졌다. 해발 고도는 100m내외, 고구동산 전체는 노량진 근린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산책로는 신작로처럼 넓다. 경사도가 급하지 않았다.

동작구 상도동 주민이셨던 김영삼(1927~2015)전 대통령도 생전 새벽 고구동산 산책로에서 조깅을 했다. 산책로 곳곳에 쉬어갈 수 있는 의자와 정자가 많았다. Gate Ball장 옆 전망대에서는 한강과 강 건너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고구동산을 내려서면 중앙대학교 후문에 이르러 서달산 입구까지 약 200m구간은 찻길 옆 인도를 따라가야 한다. 서달산(179m)은 손자들 손잡고 걷는 노인들이 많았다. 잣나무숲길, 평탄한 산책로에는 길 중간에 통나무 징검다리, 나무로 만든 시소 등 어린이용 놀이기구 전시장이다. 제1코스는 서달산 정상 지나, 현충원 상도출입문 앞에서 끝난다.

현충원은 풍수지리설에서 말하는 명당이다. 관악산(冠岳山·629m)에서 뻗어 나온 화장산(華藏山·174m)을 병풍처럼 두른 채 한강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전형적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지세다.

서달산 정상은 공작봉(孔雀峰)이다. 그곳엔 동작대(銅雀臺)가 있다. 풍수적으로 전체 형국은 공작이 아름다운 날개를 쭉 펴고 있는 형국, 공작장익형(孔雀張翼型), 장수가 군사를 거느리고 있는 형국, 장군대좌형(將軍對坐型)의 명당이라 한다. 다른 표현에는 낮고 부드러운 능선이 아늑하게 외곽을 두른 봉황포란형(鳳凰抱卵型) 명당으로 묘사되고 있다. 면적은 143만㎡(약 43만 평)로 묘소 약 5만 4000기(基)와 위패 10만 위(位)가 모셔져 있다.

현충원에는 모두 6개의 문이 있다. 지하철 4·9호선 동작역을 바라보고 있는 정문을 제외한 나머지 5개는 화장산 능선에 위치한다. 정문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흑석2통문, 흑석1통문, 상도출입문, 사당출입문, 동작출입문이 차례로 있다. 각각 흑석동, 상도동, 사당동, 동작동으로 연결된다.

동작충효길 2코스(2.6km)가 이 현충원을 관통한다. 상도출입문으로 들어가 사당출입문으로 나온 뒤 이수갈림길을 지나 동작역에서 끝난다. 현충원 안에서 길은 화장산 동쪽 능선을 따라서 이어지는데 코스대로 걸을 필요는 없다. 현충원 내에는 능선길 말고도 솔냇길(2.4km), 현충천변 산책로 ‘겨레길(2.4km)’ 등 산책길이 다양하다. 현충원은 수령 50년 이상의 나무들이 울창하여 추모공간이며 정원이다. 봄엔 능수벚나무 가을엔 은행의 단풍이 좋다.

호국영령이 잠든 풍수명당 국립서울현충원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순국한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민족의 성역, 국립서울현충원, 과거에는 국군묘지로 서울 장충단공원 내의 장충사에 위치했으나 6.25전쟁 이후 풍수상 명당으로 손꼽히는 현 위치로 옮겼으며 1965년 ‘국립묘지’로 승격되었다. 현충원에는 국가원수로부터 국가유공자, 일반묘역, 외국인 등 다양한 영령들이 안장되어 있다.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 등 의미 있는 공간이 많다.

현충원 내에 호국지장사(護國地藏寺)는 상도출입문 근처 산자락에 들어앉아 있다. 이 절은 통일신라 말 도선국사(827~898)가 창건했다고 알려졌다. 지장보살상 2500여 기를 모신 지장전(地藏殿)은 현충원에 묻힌 애국자사 2500여 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꼭 들어볼 곳이다.

박정희(1917~1979) 전대통령과 육영수(1925~1974)여사의 묘소는 현충원 가장 안쪽에 있다. 국립묘지 설치 운영법에 따르면 대통령 배우자의 경우 합장만 가능하며 상분은 만들 수 없다. 육영수 여사의 경우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아 합장하지 않고 따로 묘를 만들었다고 한다.

애국선열의 묘소, 충열내무후선열제단에 계신 유관순(1902~1920)열사,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1868~1943)장군 등 독립운동가 133명의 유패가 모셔 있다. 유해를 찾지 못해 묘소를 만들지 못하고 작은 위해로 대신한 이 분들을 찾아뵙고 현충원 참배를 마무리 하자고 한다.

7코스 保(보) 까치산길 (생태감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
현충원 앞에는 한강이 흐른다. 길지의 아늑한 숲 산책로 안팎 순례코스를 거닐면 나라사랑 마음도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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