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초경을 하면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을까요?’‘, 우리 아이는 아직 어린데 벌써 성장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을까요. 받아야 한다면 언제가 좋을까요?’,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 키를 더 크게 할 수 있을까요?’ 등등은 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장클리닉을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자주 받는 질문이다.

사춘기의 시기에 따라 그리고 성별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람은 13~15년 동안 성장한다. 출생 후 2년간 급성장기를 거친 후 3~4세 부터 사춘기 시작 전까지는 해마다 4~6cm 정도의 성장을 보이다가 사춘기에 들어가면 연간 8cm 정도, 남자의 경우 최대 10~12cm까지 자라고, 이 시기가 지나면 성장판이 닫히고 성장이 멈추게 된다.

최종 신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있다. 세간에서는 유전적 요인이 20~30% 정도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쌍둥이를 면밀히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키에 영향을 주는 유전적 요인은 75~90% 정도로 보고 있다.

대체로 부모가 모두 작으면 자녀도 작을 가능성이 높다. 만일 부모 중 한 사람은 크고 다른 한 사람이 작으면 자녀가 클 확률은 반이라 할 수 있다. 자녀의 키가 작아서 또래들과 10cm 이상 차이가 난다면 성장클리닉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환경적인 요인은 어떤 것이 있을까?  아이들의 성장에 가장 좋은 환경은 맘껏 웃고, 맘껏 뛰어 놀고, 잘 먹고(적절한 영양 공 급), 잘 자는 것이다.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수면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킨다. ‘적절한 운동’이란 표현은 좀 애매하지만 일반적으로 학동기 아이들의 경우 매일 1시간 이상 숨이 찰 정도의 강도로 운동 하는 것을 말한다.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운동은 달리기, 자전거 타기, 노젓기 등이며 심지어 키 크는데 도움이 안 된다고 알려진 근력 운동들도 연구 결과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킨다.

성장을 방해할 수 있는 두 가지 흔한 요인은 비만과 성조숙이다. 뚱뚱한 아이들은 초반에는 성장인자(IGF-1) 분비가 다른 아이들보다 많아 키가 커 보이지만 계속해서 뚱뚱한 상태가 되면 뇌에서 소마토스타틴이라는 성장 호르몬 억제 인자가 분비되어 성장 호르몬을 줄인다. 비만의 또 다른 문제는 지방 세포에서 분비하는 여성 호르몬이 활성화 될 수 있어 사춘기를 앞당기고 성장판을 일찍 닫게 만든다는 것이다.

최근 여아에서 성조숙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성조숙이 있으면 일찍 성장판이 닫혀 최종 신장에 손해를 본다. 여아의 경우 만 8세 이전(일반적으로 3학년)에 가슴 모양의 변화를 보인다면 성장클리닉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최종 신장은 부모의 영향과 아이의 약 15년간 노력의 열매라 할 수 있다. 짧은 시간의 노력으로 키를 변화 시키는 방법은 없으며 꾸준한 노력과 바른 생활 습관 이 무엇보다 가장 좋은 키 크는 비결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키에 대해 고민이 많다면 너무 늦지 않게 성장클리닉을 방문하라는 것이다. 성장판이 닫히거나 혹은 사춘기가 많이 진행된 후에는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인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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