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의 골격은 성인의 골격과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있다.

첫 번째는 뼈에 다공성이 있고 물의 함유량이 많아서 성인의 뼈에 비하여 강도가 약하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성장판이 있다는 특징이다.

성장판은 뼈의 양끝 가장자리에 인접하는 뼈가 넓어지는 부위에 위치하고 성장 연골로 이루어져 있다. 연골은 뼈에 비하여 약한 부위이기 때문에 큰 힘을 한꺼번에 받거나 작은 힘을 반복적으로 받는 경우 골격 전체에서 가장 취약한 부위가 된다. 성인에서는 연골이 관절 면에만 남아 있기 때문에 매우 큰 힘으로 압박할 경우가 아니면 쉽게 파손되지 않지만, 소아에서는 뼈의 끝부분이지만 뼈 사이에 끼어 있기 때문에 외력을 받을 때 쉽게 부러지는 취약 지점이 된다. 이러한 성장판의 특징 때문에 소아는 인대보다는 뼈가 더 약해 골절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스포츠 손상에 노출되어 있는 8-10세 전후의 나이에 발뒤꿈치가 아파서 병원에 오는 경우와 11-14세 전후에 무릎 앞쪽의 통증으로 병원에 오는 경우는 쉽게 볼 수 있는 스포츠 손상이다. 이 나이에 발뒤꿈치와 무릎 앞쪽에는 견열골단(apophysis)이라는 성장판이 나타나서 부피 성장을 하는 시기인데, 아킬레스건과 대퇴사두근의 큰 힘이 이 작은 성장판에 집중되어 일종의 피로 손상을 야기하는 것이다.

또 현재 한국 소아 청소년의 사회 활동에서 문제는 과거와 달리 또래 집단과 체육활동을 하는 것이 일상적이지 않아 운동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주말에 집중적으로 운동을 몰아서 하다가 무리한 운동으로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나이에 따라 운동 능력이 다르지만 초등학교 1-2학년 이전에는 복합 운동을 할 때 중심 잡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넘어지기 쉬운 운동(인라인 스케이트, 자전거)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흔히 성장판에 많은 충격을 주겠다고, 요철이 심한 바닥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운동을 시키거나 높은 점프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무리한 서전트 점프를 시키는 것, 트렘폴린(방방이)이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은 근거 없는 행동이다. 점핑 동작이 성장판에 직접적으로 자극이 되어 성장을 자극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성장 호르몬을 증가시키는 방법으로는 줄넘기 운동이 도움이 된다.

그 이상의 나이에서 가족 단위의 운동이라면 무리한 운동을 갑자기 하지 않도록 운동 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른은 안 하던 운동을 할 경우 운동 후 근육통이 남지만, 아이들은 준비 운동이 없이 심한 운동을 갑자기 할 경우 피로 손상의 조기 증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뼈 자체의 강도가 약한 물리적인 이유 이외 심리적인 이유에서도 소아청소년에서 스포츠 손상이 더 위험한 이유를 찾아 볼 수 있다. 승리하려는 심리적인 동기가 강하게 생기면 위험을 따지지 않고 과감한 행동을 시도하다가 다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포츠 손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이가 14-17세 사이의 연령이라는 것은 이시기가 고속 성장기로 골격이 약한 것과 맞물려서 가장 과감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심리적 불안정기이기 때문이다.

사춘기 아이들은 부모들에게 통증을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손상이 간과되는 경우가 흔하다. 또 선수 생활을 하는 경우에는 코치와의 관계로 인하여 통증을 참으면서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 손상을 키우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들은 부모의 말보다 코치의 말에 더 순종적이며, 의사로서 권고한 휴식과 치료를 지키지 못하고 증상을 지속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

발견이 늦어서 문제가 되는 경우를 보면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박리성 골연골염’(osteochondritis dissecans), ‘만성적인 반월상 연골 손상’(meniscus injury), ‘정강이뼈의 피로 골절’, ‘성장판의 피로’ 손상 등을 들 수 있다. 조기에 발견만 하면 휴식과 물리치료로 쉽게 해결될 수 있으나, 무시하는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해 지며, 심한 경우는 수술을 해도 이전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의 통계를 보면 “잊혀진 운동 천재”들이 8%씩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아청소년기에 근골격계 손상 치료를 강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참고]
성장통은 3-7세 사이 아동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취학 전에 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볼 수 있다. 흔히 청소년들이 다리가 아플 때 병원에 가서 “성장통”이라고 알기 쉽게 설명을 받는 질환들은 상기의 발 뒤꿈치나 무릎 앞쪽의 통증들이 “성장기”에 만 발생하기 때문에 비롯된 오해라고 볼 수 있다.

진정한 성장통은 3-7세의 아이들이 주로 저녁시간에 다리가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주물러 주거나 찜질해주는 것으로 통증이 해소되는 상태를 말하며, 증상이 심한 아이들은 자다가 깨서 울기도 하는데, 낮에는 통증 없이 잘 놀고 절뚝거림도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뼈가 두꺼워지는 시기에 뼈를 감싸고 있는 골막이 팽창되는 압력이 발생하는데, 통증에 민감한 아이들이 이 뭔지 모를 기분 나쁜 증상을 통증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이 시기를 지나면 대부분 자연적으로 소멸되는 증상이므로 큰 문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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