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에서 논의 중인 영리병원 도입은 한국의 보건의료 체계를 고려할 때 매우 위험한 시도라는 전문가의견이 제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理事長: 李聖宰)은 11일 강당에서 영리병원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미국 Harvard 의과대학 David Himmelstein 교수를 초청하여 “미국 영리병원의 문제점과 한국에 주는 교훈”이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했다.

약 20여년간 미국 영리병원의 질, 효율성, 의료비를 비영리병원과 비교한 70여 편의 논문을 저명학술지에 발표한 이 분야 전문가인 Himmelstein 교수는 강연회에서 메타분석기법을 이용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영리병원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한국이 왜 영리병원을 허용하여야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은 미국보다 공공의료기반이 취약한데다, 자선병원과 지역사회 병원 등 비영리병원들의 전통이 미국의 자선병원들 처럼 뿌리가 깊지 않은 여건에서 영리병원을 허용할 경우 늘어나는 의료비를 어떻게 담당할 것이냐며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Himmelstein 교수는 미국에서 영리병원과 비영리병원 간 의료비를 비교한 결과, 영리병원의 의료비가 19% 더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영리병원이 투자가에게 더 많은 배분을 위해 영리를 추구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에서 수익이 되는 특정진료영역에 집중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소위 ‘돈 이 되는"(money-maker) 심장병과 정형외과에 영리병원이 집중적으로 진출한 결과 이 분야의 불필요한 중복진료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리병원이 주로 부유층을 상대로 불필요한 고급기술을 사용한 결과 높은 의료비를 유발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특정진료과목을 중심으로 비교할 때, 수익성이 높은 심장절개수술의 경우 영리병원에서의 수술율이 공공병원에 비해 13.0%, 비영리병원에 비해서는 7.3%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발표했다.

반면 수익성이 낮은 정신질환응급진료(psychiatric emergency care)에서는 진료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되어 의료의 질이 불균형적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경우 비영리병원체계 하에서도 수익성에 따라 진료과목간 의사인력 과부족이 야기되는 상황에서, 영리병원이 진출할 경우 그 심각성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경계했다.

한편 Himmelstein 교수는 다년간에 걸쳐 26,399개의 병원, 36,402,55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영리병원의 사망률이 비영리병원에 비해 2% 더 높게 나타났다고 밝히고, 이는 영리병원에서의 의료의 질이 결코 우수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설득력 있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6,227개 전국 병원을 대상으로 병원별 지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행정관리비가 영리병원은 34.0%, 비영리병원은 24.5%, 공공병원은 22.9%로 각각 나타나 영리병원이 훨씬 비효율적임을 반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그는 미국을 포함하여 세계 모든 국가에서 영리병원의 기능은 비영리병원의 기능을 보완하는 역할로 한정하고 있고, 이 역할에 충실하도록 하기 위해 법적, 제도적 장치를 가지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한국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먼저 심사숙고한 뒤 영리병원정책을 다루는 것이 현명한 접근이라고 충고하였다.

특히 영리병원 도입논의를 장기간에 걸쳐 사회적 합의과정을 걸쳐 결정되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하면서, 캐나다를 사례를 들었다.

캐나다는 영리병원 허용여부를 20여년간 논쟁을 거쳐 최근 영리병원을 허용했으나, 정교한 규제장치를 통해 영리병원의 기능을 설정하고 있어 영리병원 비율이 2%에도 못 미치고 있는 사례는 한국에 많은 교훈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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