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위원회 이석구 위원장(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정부가 저출산 방지 일환으로 2016년도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사업에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을 포함시키기로 하면서 최근 159억 원의 예산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 예산과 지방자치단체 지원분까지 합하면 관련 예산은 3백억 원을 넘길 전망이며 이를 통해 22만여 명의 12세 이하 여아가 접종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정부의 예산확정 후 어느 백신이 국가사업에 채택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GSK의 2가 자궁경부암 백신인 ‘서바릭스’와 한국MSD의 4가 HPV백신인 ‘가다실’이 NIP 사업에 포함될 유력 후보 백신으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양사는 자사 백신에 대한 비용효과성의 우월성을 증명하기 위해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다. 두 백신 중 어느 하나가 NIP 사업에 선정될지 또는 가격 차등제를 두고 이들 모두 선정될지 아직까지는 미지수다.
 
이러한 가운데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의 최종 선정에 있어 상당한 영향을 미칠 인물로 주목받고 있는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위원회 이석구 위원장(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NIP 선정 기준에 대해 효능과 안정성이 동등하다면 ‘비용효과성’이 결과를 좌우 할 것이라고 언급해 주목된다.
 
이는 두 백신의 효능과 안정성이 같다면 비용적인 측면에서 저렴한 백신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풀이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비용효과성을 따지는 전 단계에서 NIP 선정이 결정될 수도 있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내년 5월 사업시행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위원회는 이달 1차 회의에 이어 오는 2월 2차 회의를 열 계획이다. 회의의 핵심은 공익성을 가장 중요시 하는 NIP의 특성상 한정된 예산에서 최대한 많은 국민에게 혜택을 줘야하기 때문에 비용효과성이 좋은 약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두 백신에 대한 효능 및 안전성, 비용효과성을 가리는 연구에 참여할 병원들의 조사 결과와 예방접종위원회 위원들의 판단이 이번 NIP 사업 선정에 핵심 키 역할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조사 결과에 따라 하나의 제품만 선정될 수도 있고 지난 폐렴구균 백신 선정과 같은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 놨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이 위원장이 위원 자격으로 참여했던 폐렴구균 백신 선정의 경우 후보 백신이었던 프리베나13과 신플로릭스가 모두 NIP 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예방에 있어 CIN 3에 대한 효과를 중요한 기준으로 보고 있다. 암의 발달 단계를 구별하는 CIN의 1~3단계 중 자궁경부암에 가장 가까운 CIN 3가 임상적으로 가장 의미 있는 평가요소라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백신을 보유한 회사 중 어느 한 곳이 이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고 선택적으로 데이터를 결정한다면 비과학적인 연구가 될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회사에 유리한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보수적인 기준으로 자료를 활용해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한데 CIN 단계가 백신의 효과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므로 CIN 3을 연구에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조언했다. CIN 2는 면역체계에 의해 자연 소멸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CIN 3에 비해 실제 자궁경부암과의 연관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석구 위원장은 NIP 사업 확대와 관련해 A형 간염 예방접종사업이 마지막 남은 과제라고 언급하며 현재 우리나라는 국민 질병 예방에 양적인 측면은 높은 수준에 도달했으나 질적인 향상을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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