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의 공포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의사들이 먼저 조류독감에 대해 올바로 알고 대처방안을 숙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민들이 조류독감에 대한 오해나 편견을 갖지 않도록 의사들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예방을 위해 지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협(협회장 김재정)은 학계, 정부, 언론 등의 조류독감 전문가들을 초청해 ‘조류독감 관련 대회원 교육 및 홍보를 위한 심포지엄’을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지하 강당에서 개최했다.

의협 급성전염병대책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심포지엄은 일선 의료현장에서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의사들에게 조류독감에 대한 실질적 지식과 정보를 제공, 조류독감의 위험으로부터 의사 자신과 국민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심포지엄에선 지구촌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는 조류독감이 실제로 사람 대 사람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국내의 경우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 강조됐다. 그러나 만일의 상황을 완전배제 할 순 없으므로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놓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중론이 모아졌다.

천병철 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조류독감의 인체감염 확률은 희박하다고 보지만 인플루엔자는 대유행하려는 속성이 있는 만큼 상시 대비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방안으로 ‘조류독감 대유행시 의사행동지침(Hospital Action Plan)’ 개발 보급, 대국민홍보와 교육, 감시 및 신고체계에 적극 참여, 국제의사회와의 긴밀한 협조 등을 제시했다.

박기동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팀장은 “국내상황은 WHO 기준 Phase 1단계 즉, 사전준비단계로서 인체감염 사례까지 발견되지 않고 인체 감염위험도 높지 않은 상태”라면서 WHO의 방침과 같이 보건복지부도 조류독감의 인체간 감염 발생시 신속하고 집중적인 대처로 확산을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홍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질병연구부장은 “조류독감의 국내 발생이 전무한 상황인데 언론에서 위험성을 과장보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조류독감 발생시 감염농장 반경 3km 이내 모든 가금농장을 살처분 매몰하고 이동통제하며, 75℃ 이상의 온도에서 5분간 가열하면 바이러스가 완전 제거된다”며 가금식품의 안전성에 대해 설명했다.

송창선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과거 멕시코, 이탈리아 등에서 저병원성 독감 바이러스가 확산 후 고병원성으로 바뀐 사례를 염두에 둬야한다”면서 더욱 효능 좋은 백신의 개발, 철새감시활동 강화 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진수 인하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조류독감 인체발병시 50~70%가 독감 진단이 나오고 발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을 주로 보이지만 조류독감을 신속히 진단할 수 있는 테스트키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병원환자 입원시 격리는 물론 의료인들이 보호장구를 완벽히 착용하고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등 철저히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찬휘 SBS 과학전문기자는 “언론에서는 조류독감 기사의 90%가량을 동남아 등 조류독감 발생지에 초점을 둔 외신으로부터 전달받아 보도하고 있기 때문에 과장돼 보일 수도 있다”면서 기자들에게 조류독감의 의학적 위험성, 감염가능성이 높은 사람, 감염 후 진행상황 등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고 건의했다.

이와 함께 현재 유일한 조류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논의됐다. 특히 타미플루의 양이 부족하므로 국내에서 자체기술을 개발해 제3의 치료약과 백신을 생산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전문가들은 의사들이 위험환자에게만 처방하고 예방적으로는 쓰지 않는 등 엄격히 적용할 것을 당부했다.

정명현 의협 학술이사는 “조류독감 확산에 대비한 의사행동지침 개발 보급이 시급하며, 대정부 건의안 채택도 필요하다”면서 “오늘의 내용들을 비롯해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조류독감 관련 정보들을 전국 의사회원들에게 적극 전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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