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대혈의 필요성에 대한 논쟁이 화제가 되어 제대혈 보관을 고민하는 예비 부모들의 관심이 뜨겁다.

제대혈이란 엄마와 아기가 연결된 탯줄 속 혈액을 말하며 그 속에는 피를 만드는 조혈모세포와 장기를 구성하는 중간엽 줄기세포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난치병 치료에 쓰이고 있다.

지난 해,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기증제대혈은 4만769건, 가족제대혈은 40만5,500건, 총 44만6,269건이 보관되어있다. 이 중 기증제대혈 711건, 가족 제대혈 179건이 총 890건이 치료 목적으로 이식 되었다. 이 수치는 뇌성마비와 발달장애 치료 등 줄기세포 이식을 제외한 것으로, 이를 포함하면 전체 제대혈 사용 건수는 7000건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제대혈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누군가는 가족제대혈을 '사용할 확률이 0.04%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치료 가능성이 희박하니 보관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가족 제대혈의 이식률이 낮은 이유는 가족에게만 소유권이 있어 쓸 수 있는 범위의 제한도 있을뿐더러 이식을 받지 않는 건강한 상태인 경우는 사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여 이 수치가 제대혈의 필요성에 대해 논하는 기준이 될 순 없다.

과거에는 제대혈 속 조혈모세포 이식만이 주목을 받았다. 백혈병 등의 악성혈액질환, 중증 재생불량성빈혈에 조혈모세포가 활용되는 것으로 일찌감치 알려진 까닭이다. 그러나, 중간엽 줄기세포 이식이 가능한 뇌성마비, 발달지연 외 난치병 질환까지 임상, 연구가 확대되었고, 때문에 제대혈의 장기 보관 필요성이 더욱 커지는 추세다. 현재 제대혈의 미래 가치를 앞당기기 위하여 임상 및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호 교수는 자가제대혈에 선천적 발병인자가 들어 있어 사용할 수 없다’는 논란에 대해 “지금까지 수 백명의 백혈병 환자를 치료했지만, 그런 경우는 1~2명도 되지 않을 정도로 극히 미미한 수치”라며 “자가제대혈 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처럼 드문 확률을 고려하기보다는 사용을 하는 게 항암치료에 보다 효과적” 가족 제대혈 보관은 미래 활용 가능성에 대한 보장 성격이 더 강하기 때문에 현재 사용 확률이 낮다고 해서 보관 필요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며칠 전, 차병원 제대혈은행 홈페이지에 쓰여진 글 하나가 이목을 끌었다. 2004년 첫 아이를 시작으로 2011년 넷째 아이까지 모두 제대혈을 보관한 김수미(가명)님의 글이었다. 아무 탈 없이 지내던 2013년 6월 어느 날, 단순 콧물감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던 넷째 아이의 검사 결과는 엄마를 무너뜨렸다. 갑작스러운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진단을 받고 겨우 18개월이 된 아이의 투병 생활을 지켜보는 엄마는 지옥을 헤맸다고 말했다. 다행히도 자신의 제대혈을 보관해 놓은 덕분에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제대혈 이식이 가능하였고 무엇보다 거부반응이 없어 하여 5살이 된 지금은 오랜 기간 맞아야 하는 주사와 복용하는 약도 없이 정상범위의 혈액 수치를 유지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위 네 아이의 어머니의 경우처럼 제대혈이 누군가 에게는 건강한 삶으로 되돌려주는 삶의 희망이자 전부이며, 100% 확실한 치료제, 숨은 보물을 찾은 것처럼 귀중한 것이 될 수 있다. 훗날 있을지 모르는 일에 대비하여 준비하는 '생물학적 보험'의 성격인 제대혈로 미래에 대한 위험관리 여부는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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