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상진 원장

 메르스로 코호트 격리된 한 병원의 직원들이 병원 사정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병원 직원들의 자발적 움직임에 울컥한 병원장은 쉽지 않은 경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급여를 정상 지급했다.

메르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서울 양천구 메디힐병원(원장 민상진)은 지난달 11일 98번 확진 환자 방문으로 코호트 격리 조치됐고 2주가 지난 6월 25일부터 정상 진료를 하고 있다.

35년 동안 양천구 지역민의 건강을 지켜온 메디힐병원의 총 직원 수는 160여명이며 이 중 의사는 16명이고 병원장인 민상진 씨는 순천향의대 11회 졸업생이다.

민상진 원장은 “코호트 격리 해제 후 외래 환자 수가 예년 대비 5~60% 수준에 불과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지역주민, 기업, 순천향의대 동문, 한미약품 등의 손길이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민 원장에 따르면 코호트 격리 기간 동안 지역주민, 제약사, 동문 등의 응원이 쉼 없이 이어졌다.

처음 들어 본 초밥집에서는 도시락을, 이마트 목동점에서는 컵라면․비타민을, 담배인산공사에서는 정관장을, 한미약품과 삼진제약에서는 비타민과 음료를 그리고 의대 동문들의 따뜻한 기부 등 도움이 손길이 끊이지 않았던 것.

메르스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과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지역사회 다양한 구성원들의 성원이 이어진 것이다.

“섬에 갇힌 것처럼 외로웠는데 많은 위안이 됐다”는 민 원장은 특히 직원들이 자신도 모르게 회의를 하고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과 관련 “눈물 나고 울컥했다. 하나가 된 계기가 됐다”며 병원을 후원해준 많은 분들께 고마움을 전했다.

민 원장은 월급 50%(기본)를 받지 않겠다고 한 결정을 듣고 난 후 마음만 받고 6월 월급은 모두 정상 지급했다. 당연히 해야 할 의무를 했다는 설명이다.

급여가 지급된 후 이를 받지 않겠다며 다시 월급을 가지고 온 직원도 있었다고 민 원장은 덧붙였다.

이번 코호트 격리로 병원이 입은 손실은 십 수 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호트 격리로 인해 응급실, 외래가 폐쇄됐고 입원도 어려웠던 때문이다.

민 원장은 “메르스 인한 피해액 아직 보상받지 못한 상태”라고 밝히며 “추경이 통과되고 대상, 선정 기준이 결정돼야 가능할 것 같은데 쉽지 않은 과정이 남아 있다”며 “이번 메르스와 같은 사태 재발하지 말라는 법 없다”며 “반드시 피해를 입은 의료기관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만 향후 적절한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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