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원장과 환아

 오랜 전쟁과 정치적 분열로 가난과 위험이 가득한 아프가니스탄. 여전히 탈레반 반군의 교전으로 공습경보가 울리는 그 곳에 포항 우리들병원 김광희 진료원장이 1년의 의료 활동을 마치고 돌아왔다.

김광희 원장은 서울 강남 우리들병원에서 15년 간 마취통증진료를 책임져 온 실력파로 그동안에도 의료기술 전수와 외국인 의사 교육에도 다년간 몸 담아 왔다.

수십 년간 매일 같은 의사 생활의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재충전 하고 새로운 활력과 도전을 가지기 위해 인제대 백병원 산학협력단에서 아프가니스탄 바그램 공군 기지(Afghanistan Bagram Air Field) 내에 있는 한국 병원에 함께 봉사할 마취과 의사를 구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원을 했다. 마취과 의사는 지원이 적은 분야이기 때문에 현지에서는 전임 마취과 의사가 귀국한 후 공백기가 한 달이 넘을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었다.

김광희 원장은 아프간 한국병원의 교육수련 부원장으로 현지의료인(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등) 교육과 외래진료(통증클리닉), 수술환자에 대한 마취 등을 담당했다. 한국의료진의 기술력에 대한 기대와 만족도가 높아 병원이 위치한 파르완(Parwan) 주 뿐만 아니라 수도 카불(Kabul)이나 더 먼 지역에서도 진료받기 위해 찾는 사람들로 늘 북적거렸다.

한국병원이 위치한 바그램에는 탈레반 반군의 로켓으로 인한 폭격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지만 김광희 원장은 개의치 않았다. 이미 이러한 상황은 일상이 되어 있었다.

현지의 급박했던 상황에 대해 김광희 원장은 "아프간은 여전히 전쟁과 분열, 기근으로 어려운 상황으로 전 세계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국가이다. 탈레반 무장 세력이 심어 놓은 엄격한 이슬람 율법 통치와 인권침해가 아직도 남아 있다. 특히 여성 환자들은 부르카로 얼굴, 눈을 포함한 전신을 가리고 다니기 때문에 진료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고 여성이나 어린아이는 남편 등 보호자의 동의를 받는 게 어려웠다. 모든 상황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 수술직후
하지만 그곳에도 인간애와 휴머니즘은 있었다. 현지인들은 도움을 주고 있는 한국병원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표했으며 애경사에 위로나 축하를 함께 했다.

김광희 원장은 오른쪽 팔에 골육종으로 인한 출혈로 생명의 위협을 받던 18세 소녀가 미군 정형외과 의사와의 협진으로 한국 병원에서 절단 수술을 무사히 받고 생명을 구한 일을 회고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만났던 수많은 아프간 사람들과 미군, 폴란드군, 조지아군을 포함한 다국적 군인들, 외국계 민간인들, 그리고 함께했던 한국의료진과 행정요원들은 내게 더 넓은 세상을 느끼게 해주었고 다시없을 좋은 기억과 경험이자 축복이었다. 아직 지구촌 곳곳에 열악한 생활여건과 의료환경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의 작은 손길이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진료활동뿐 아니라 의료지식과 기술의 교육과 전파에도 눈을 돌려야 할 때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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