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알레르기협회, 천식환자 300명 설문조사

우리나라 천식 환자 네 명 중 세 명은 현재 자신의 천식 증상이 잘 치료되고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 이들 중 20%만이 천식이 잘 조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가 최근 발표한 국내 천식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천식환자의 인식연구"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75%가 자신의 증상이 잘 관리되고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전체 응답자의 20%만이 천식이 잘 조절되고 있었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69%가 조사 전 일주일 동안 적어도 한번 이상 호흡 곤란 증세(중증 천식 증상에 해당)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우리나라 천식 환자의 현재를 보여주는 자료여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지난 3월 15일부터 4월 8일까지 서울, 부산 등 전국 5개 도시에서 18세 이상 남녀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41%가 천식 증상을 경험하고도 병원을 방문하지 않았으며, 32%의 환자는 천식 증상을 경험하고서도 1년이 지나서야 진단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천식 조기 진단율이 매우 저조한 수준임을 보여주었다. 또한, 응답자의 30%는 천식 증상이 심해질 때도 바로 병원으로 가지 않고 다음 방문 예약일까지 기다린다고 답했다. 또한 이런 환자들일수록 천식조절이 더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나, 조기 진단과 천식관리 및 치료에 대한 환자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환자들은 천식증상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으며, 천식은 환자들의 사회적, 개인적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천식 환자들은 호흡곤란(69%)을 가장 고통스러운 증상으로 꼽았으며, 기침(58%)과 그로 인한 수면 장애(37%)가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설문에 참여한 전체 환자의 70%는 천식증상이 언제 악화될 지 몰라 공포를 느끼고 있었으며 특히 10%는 천식 때문에 직업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 천식이 환자들의 일상 생활과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응답자의 49%는 천식이 자신의 사회 생활에 영향을 끼친다고 답했으며, 정서적 안정과 웰빙(42%), 업무(29%), 가족 생활(28%), 가족 및 친구들과의 관계(26%) 등에 있어서도 저해 요인으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88%가 천식증상이 변한다고 답했으며, 48%의 응답자는 천식 증상이 일주일에도 여러 차례 변화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현재 천식증상이 심한 환자들일 경우 증상의 변화가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천식치료와 관련하여, 79%의 응답자가 즉각적인 증상완화가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43%의 환자는 천식증상이 심해질 때 환자 스스로 천식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는 신속한 증상완화 효과와 함께 환자가 쉽게 천식의 증상 변화에 따라 천식을 관리할 수 있는 환자 교육 또는 새로운 치료법이 도입돼야 함을 시사한다.

이번 설문조사에 대해 한양의대 호흡기내과 윤호주 교수는 "천식의 조기진단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적절한 치료에 대한 인식과 환자 교육이 부족한 한국의 천식 관리 실태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특히 "천식의 경우 증상 변화가 심하고 언제 악화될지 모르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맞는 지속적인 유지관리와 함께 신속한 증상완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흔히 천식을 그냥 두면 낫는 병으로 여기거나 혹은 치료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증상이 반복되어도 그냥 참는 경우가 많은데, 천식은 환자 자신의 노력과 증상의 변화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병행되면 얼마든지 관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는 천식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천식의 발생 원인과 천식 치료와 관리에 대한 환자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흡연, 비위생적인 실내 환경, 먼지, 세균 및 곰팡이 등은 천식 환자에게 매우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일상 생활 속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천식 환자 설문조사는 전국 77개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천식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대면 조사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에서 AC 닐슨에 의뢰하여 조사했으며,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심비코트팀에서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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