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많이 소비하는 일반의약품의 가격이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전현희 의원(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2010년 다소비 의약품 판매가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약국에서 많이 팔리고 있는 일반의약품의 평균 가격이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안티푸라민 연고의 경우 광주 남구에서 평균 1,025원, 인천 계양군에서는 평균 6,370원에 판매되고 있어 무려 6배 차이가 났고, 안과 점안액으로 많이 판매되는 아이투오의 경우도 4배 차이(경북 영주 평균: 3,000원, 광주 남구 평균: 12,000원)를 보였다. 영양제인 텐텐츄정도 경남 합천에서는 평균 1500원에 판매되고 있으나, 경남 진주에서는 평균 4,722원에 판매되었고, 잇몸약 이가탄의 경우, 최저 평균 8,500원(의정부)에서 최고 평균 26,000원(포항 남구)이었고, 소화제인 훼스탈플러스도 울산 남구에서는 평균 1,860원, 전남 구례에서는 평균 5,600원으로 최저가, 최고가의 차이가 3배 이상 벌어졌다.

이 밖에도 아로나민 플러스(최저 평균: 18.333원~최고 평균: 33,000원), 비타민제 센트룸(최저 평균: 25,292원~최고 평균: 38,340원), 삐콤씨(최저 평균: 11660원~최고 평균: 23500원), 토비콤 에스(최저 평균: 20,000원~최고 평균: 31,780원), 훼라민큐(최저 평균: 23,337원~최고 평균: 35,000원), 써큐란 연질캡슐(최저 평균: 14,500원~최고 평균: 25,670원)과 같은 제품은 지역별 평균 가격차가 10,000원 이상 벌어져 있었다.

전국적 차이 뿐 아니라 같은 서울시 내에서도 각 구별 약값은 제각각이었다. 삐콤씨의 경우 강동구에서는 평균 16,428원에 판매되고 있는 반면, 서초구에서는 평균 20,179원에 판매되었다. 토비콤의 경우 강동과 영등포에서는 평균 24,750원이었으나 성북구에서는 평균 30,167원에 판매되고 있어 같은 제품이라도 5,000원 가량 차이를 보였다.

지역별로 이렇게 약값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현행 의약품 가격제도가 판매자인 개별 약국에서 판매하고자 하는 가격을 표시·판매하는 ‘판매자 가격표시 제도’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별 약국에서의 판매가격은 약국의 규모 또는 의약품 구매량에 따라 도매상에서 약국으로의 공급가가 달라질 수 있으며, 또한 약국별 특정제품에 대한 염가판매 가능성 등의 상황으로 인해 약국별 가격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문제는 의약품 가격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완벽하게 알려지지 않는 한 특정 약국에서 특정 약품을 싸게 판매한다 해도 그 혜택을 누리기 힘들다는 점이다. 오히려 최고가에 대한 제한이 없어 약국이 드문 지역에서 높은 가격으로 폭리를 취한다 해도 이를 제재하기 어렵다.

전현희 의원은 “최근 정부가 과자, 라면류 등에서 시행 1년 만에 판매자 가격표시제도를 폐지시키기로 결정한데서 알 수 있듯이, 판매자 가격 표시 제도가 반드시 자율 경쟁을 통한 가격인하를 유도한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지적하며, 판매자 가격표시제도로 인해 오히려 소비자 혼란만 가중되는 측면은 없는지 그 부작용과 보완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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