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유근영ㆍ강대희ㆍ박수경 교수팀

당뇨병에 잘 걸리는 아시아인의 비만 기준이 처음으로 제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서울의대 유근영ㆍ강대희ㆍ박수경 교수가 주도하여 2005년 출범한 100만 명 규모의 아시아 코호트 컨소시엄(Asia Cohort Consortium)이 이룬 두 번째 연구결과다.

특히 이 연구는 7개국 18개 코호트로 구성된 93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아시아인들을 10년 이상 장기간 추적 관찰한 결과이어서 신뢰성 높은 과학적 증거로 평가되고 있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이 연구는 세계적 권위의 PLoS ONE (Impact Factor = 4.351)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아시아인에서 당뇨병의 유병률은 3.2%이었고 각국의 코호트마다 유병률이 달랐는데, 중국의 코호트는 0.8%로 가장 낮았지만 싱가포르의 코호트는 6.6%로 가장 높았다. 한국의 코호트는 3.8% 정도의 유병율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볼 때 아시아인의 체질량지수(BMI)를 22.5-24.9 kg/m2을 기준으로 할 때 27.5-29.9 kg/m2가 되면 당뇨병 걸릴 확률이 1.5배 증가하고 32.5-34.9 kg/m2가 되면 당뇨 위험이 2배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간의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특히 60세 이상에 비해 50세 미만인 아시아인에서 비만 때문에 당뇨병에 걸리는 확률이 가장 큰 것으로 밝혀졌다.

이 대규모 국제공동연구는 한국에서는 유근영 교수 등이 1993년에 시작한 한국인 다기관 암 코호트연구(KMCC)가 단독으로 참여했다. 연구주제의 발제와 책임연구는 미국 마운트시나이 대학의 파올로 보페타 박사가 주도했다.

비만한 사람의 경우 당뇨에 잘 걸린다는 가설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 대부분의 연구결과는 아시아인과는 체격조건이 다른 유럽이나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수행된 연구결과에 근거하는 것이어서 아시아인들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더욱이 비만이나 당뇨 모두 이제는 아시아 각국에서 급증하고 있는 대표적 만성 질환이지만 당뇨병에 잘 걸리는 구체적 비만지표 기준이 그동안 마련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전 세계에서 '과체중'으로 고생하고 있는 인구는 10억 명에 달하며, 비만으로 고생하고 있는 인구는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비만한 사람의 경우 체내 지방조직으로부터 각종 내분비 호르몬이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져 의학적으로는 성인에서 주로 걸리는 제2형 당뇨병이나 고혈압, 심근경색증, 뇌졸중 그리고 유방암이나 대장암, 전립선암과 같은 서구형 암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