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연 연구팀, 진료 전문화 촉구

"암 진료는 주로 3차 의료기관에서 하고, 당뇨병이나 뇌졸중 환자는 중소병원에 많이 입원을 한다. 고혈압 환자는 주로 공공 종합병원이나 지역 보건기관을 이용하고, 간 질환을 가진 사람은 중소 규모의 종합병원에 많이 입원한다..."

이처럼 환자가 앓고 있는 질병 종류에 따라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행태가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흥미를 끌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도세록ㆍ이연희 책임연구원과 신창우 주임연구원은 "의료이용 환자의 상병변화와 특성분석" 연구보고서에서 "의료기관의 종류, 규모, 보유장비, 소재지 등에 따라 내원하는 환자의 상병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히고 "의료기관의 상병 진료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의료기관의 의료자원(병상수, 고가의료장비), 의료기관 종류, 공공의료기관 여부, 의료기관 소재지, 환자의 성ㆍ연령ㆍ거주지 등이 의료 이용량과 주요 질환 진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분석, 다음과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

▲암 : 3차 의료기관 중심의 대형 의료기관에 입원 환자들이 몰리면서 광역의 진료권을 형성하고 있다. 외래진료 역시 입원의료 이용과 비슷한 행태가 나타나 퇴원 후에도 동일한 의료기관을 선호한다.

▲당뇨병 : 환자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중소형 병원에서 입원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시ㆍ도 수준의 중간 진료권을 형성하고 있다. 공공의료기관은 치료에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고혈압 : 외래진료는 공공 종합병원, 농어촌의 경우 지역 보건기관에서 환자의 유인이 많다.

▲뇌졸중 : 환자들은 중소 규모 병원에 많이 입원을 하며, 암과 마찬가지로 광역의 진료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외래의료는 종합병원 이상 또는 3차 의료기관을 많이 이용한다.

▲간질환 : 입원은 환자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중소 규모 종합병원을 많이 이용하지만, 외래 이용은 대형 의료기관을 선호하고 있다.

▲사고중독 : 입원의료는 100병상 미만의 병원 또는 의원을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CT와 MRI 장비 보유 의료기관이 선호되고 있다.

▲급성상기도감염 : 입원은 200-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많이 이용한다. 외래 이용은 주로 의원 또는 보건기관에서 이루어지며, 대도시 지역 주민이 다른 지역 주민보다 외래의료 이용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의료기관이 전국적으로 충분히 분포되어 가는 상황에서 의료기관들은 지역의 사회 인구학적 특성과 차별화된 전문화로 상병 진료의 전문성과 진료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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