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연구원, 880편 논문 검토결과 발표

원발 부위가 분명치 않은 전이암에서 탁세인(taxane)계 항암제가 환자의 생존율을 뚜렷하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탁세인과 플라티눔(platinum)을 병용했을 때 그 치료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허대석)은 항암제치료의 효과성 및 안전성 평가를 위해 880편의 문헌을 검토,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보건의료연구원은 원발부위를 확인하기 위해 흉부 및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을 시행한 연구로 국한하고, 증례보고 등을 제외한 선택기준에 적합한 34편의 출판된 논문의 질 및 근거의 양과 질에 대해 평가하는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을 통해 연구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에 따르면 탁세인 기반의 항암제 치료를 했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한 1.5개월 중앙생존기간의 향상과 8.4%(p=0.023)의 1년 생존율의 향상을 추정할 수 있었다. 특히 탄세인과 플라티눔을 병용했을 때 치료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원발부위불명 전이암에서 항암제 치료효과에 대한 세계 최초의 체계적 문헌고찰로 알려져 있다. 강진형 교수(가톨릭의대 종양내과), 김동완 교수(서울의대 종양내과), 김지훈 교수(서울아산병원 병리과), 라선영 교수(연세의대 종양내과), 이경분 교수(서울대학교병원 병리과) 등이 분석에 참여했다.

국내 원발부위 불명 전이암은 1.2%

인구고령화와 함께 전체 암의 연령표준화발생률 추이는 1999년 101,032명에서 2007년 161,920명으로 60.3%(조발생률기준 60.2%) 증가했다. 중앙암등록자료에 따르면 2007년에 발생한 161,920명의 암환자중 원발부위불명 전이암 환자수는 1,880명(1.2%)이었다.

‘원발부위불명 전이암’은 암으로 진단 당시 전이가 확인되었으나 원발부위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에도 불구하고 이를 찾지 못하는 암을 말한다.

원발부위불명 전이암은 대부분 본인 부담

‘원발부위불명 전이암’은 건강보험에서 독립된 질환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환자가 다른 병명으로 진료를 받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 질환에 대한 통계가 부정확한 상황이다. 건강보험 청구자료에는 전체 암환자의 1%이하인 1,500명으로 다른 나라(전체 암 환자의 2-6%)에 비해 낮은 비율로 보고되고 있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암환자에게 처방-투여하는 약제에 대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에서 원발부위불명 전이암중 여성의 복막암종증에서만 항암제치료가 인정되고, 이를 제외한 원발부위불명 전이암의 치료에 대해서는 별도의 지침이 없다.

원발부위불명 전이암은 전신질환으로 항암제치료가 필요하나,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하여 항암제 사용에 많은 제약이 있어 환자 및 보호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항암제 치료가 본인부담으로 환자에게 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이다.

현행 의료보험제도 보완 “필요”

우리나라 암환자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2007년 71.5%로 다른 질환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원발부위불명 전이암의 경우 보험적용이 가능한 약제가 제한되어 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암환자에게 처방-투여하는 약제에 대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에서도 원발부위불명암은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본인부담이 큰 암 질환으로 개선이 필요하다.

연구를 주관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한서경 전문연구위원(서울의대 의학과 교수)은 “이번 연구결과는 주요 암 중심으로 구성된 암질환에 대한 보장성강화 정책에서 소외되었던 원발부위불명 전이암 환자와 이를 진료하는 의료진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아 낸 것에 의의가 있다”면서 “전체 암환자의 1%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원발부위불명 전이암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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