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있는 자살의 원인인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최첨단 로봇을 이용한 간편하고 정확하게 시술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가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 신경외과 김문찬·이태규, 방사선종양학과 최일봉·최병옥(성모병원), 정신과 이철·김정진 교수팀은 지난 해 4월부터 불인성 우울증 환자 1명, 강박장애 환자 3명 등 4명을 대상으로 사이버나이프를 이용한 방사선 수술을 실시, 이들을 치료하는데 성공했다.

불인성 우울증 환자 김(남자, 57세)씨는 직업이 택시운전사이며, 지난 15년 동안 약물치료 등을 시행하였으나 호전이 없었고 2차례의 자살기도가 있었을 뿐 아니라 증세가 심해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증세가 악화된 상태였다.

사이버나이프 뇌정신수술을 받은 후 2개월부터 김씨는 증세의 탁월한 호전을 보였으며, 최근에는 택시운전을 시작하는 등 사회생활에 복귀하여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치료팀이 이번에 치료가 잘되지 않는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사이버나이프를 이용한 뇌정신 수술에 성공한 것은 국내 처음으로 이 질환 질환 치료에 새장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치료팀은 이어 강박장애 환자 3명에게 이 시술법을 시행한 후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한 결과, 시술 후 2개월 지나면서 환자의 증세가 상당히 낳아진 치료성과를 거뒀다.

치료팀이 개발한 사이버나이프를 이용한 뇌정신수술은 실시간 영상유도 기술을 이용, 환자의 뇌에 있는 미상하(꼬리처럼 생긴 뇌 핵 아래 부분)의 백질(연결 회로, 통로) 일부를 컴퓨터로 제어하여 로봇이 방사선을 조사하여 치료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암의 방사선 치료의 경우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것이나, 우울증 수술 치료는 이와는 반대로 환자의 뇌의 미상하 백질<뇌의 전두엽과 측두엽 및 변연계를 연결해주는 회로(통로)>의 일부(50~68%)를 파괴(제거)하는 것이다.

뇌의 구조를 보면, 전두엽은 판단과 종합적 인지기능을, 측두엽은 기억을, 변연계는 감정과 정동(내재된 행동양식, 감정의 양태)을 각 각 담당한다.

뇌정신 수술은 이 세가지를 연결하는 회로(통로)중 일부를 파괴시켜 증상을 개선시키는 기능적 정위 수술방법이다.

특히, 사이버나이프 수술은 최첨단 추적장치가 부착되어 있어 치료하는 동안 환자와 뇌의 위치변화를 추적, 보정하므로 고정틀이 없어도 0.5 mm이내의 오차로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

더욱이, 이 치료법은 외래 통원치료가 가능하며, 마취 등의 처치가 필요 없어 안전하며 출혈이 없음은 물론 고정틀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치료 중 통증이 전혀 없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회복 시간이 필요치 않으므로 약 1시간 내지 2시간 정도 치료 후에는 일상생활로 신속하게 복귀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신경외과 김문찬 교수는 "기존에 뇌정신 질환에 대한 외과적 치료방법으로 고주파를 이용하여 병변부위를 65도~85도 정도의 열로 신경세포를 파괴시키는 열응고술이 이용되고 있으나, 이 방법은 머리에 두 개의 구멍을 뚫고, 뇌 속에 기구가 들어감으로써 출혈이나 감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정확도를 유지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고정틀이 환자에게 상당한 고통을 유발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사이버나이프는 정확도를 향상시키면서도 고정틀을 사용하지 않고 수술에 따른 회복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사회생활에 바로 복귀할 수 있는 획기적 치료방법"이라고 설명하였다.

한편, 이번 임상 결과는 지난 1월 미국 센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Cyberknife 국제학회에서 공식발표되어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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