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 혈관의 탄력도를 떨어트려 고혈압과 혈관노화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타 박창규, 김진원 교수팀은 지난 2003년 5월부터 2004년 5월까지 심혈관질환이 의심되지 않는 건강한 남자 100명(평균나이: 29.2세)을 대상으로 흡연(만성·1회)후 동맥경직도검사를 실시한 결과, 만성적인 흡연자에 있어 담배가 혈압과 혈관탄력도를 저하시켜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조사대상자를 만성흡연 및 일시적 흡연군 80명(A그룹: 만성 흡연자 40명, 하루 한 갑, 흡연기간 7∼13년, B그룹: 비흡연자로 1회 흡연자 40명) 정상군 20명(비흡연자로 흡연환경에 노출이 안된 사람)으로 분류하여, A·B군에게 흡연(2개피, 1.5mg)을 시킨 후, 정상군과 비교하여 흡연 후 1시간까지 일정 간격으로 혈압과 동맥탄성도(맥파전파속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담배연기를 흡입한 5분 후 만성흡연 및 1회 흡연자에서는 수축기 혈압과 확장기 혈압이 각각 평균 123.2에서 128.1mmHg, 68.2에서 72.7mmHg로 상승했고, 이러한 현상은 15분간 지속됐다. 맥파전파속도에 있어서도 흡연 5분 후 만성흡연자(A그룹)는 11.69에서 12.69m/s, 1회 흡연자(B그룹)는 11.57에서 12.23m/s, 정상군은 11.54에서 11.55m/s로 증가했고, 이러한 효과는 30분간 이어졌다. 이는 흡연자일수록 혈압과 혈관의 탄력도가 정상인에 비해 현저히 높아,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맥파전파속도는 혈관의 탄력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그 수치가 높을수록 동맥의 탄력성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즉, 혈관이 노화되면 그 신축성을 잃어, 동맥 맥파전도속도는 유의하게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동맥은 탄력이 뛰어나 심장에서 박출되는 혈액을 부드럽게 수축, 이완을 반복하여 인체 각 장기에 원활하게 혈액을 공급한다. 그러나 연령의 증가나 고혈압, 당뇨 등의 질환에 의해 혈관이 손상되고 섬유화가 진행되면 혈관이 탄성을 잃어 혈관벽이 마치 파이프같이 굳어져서 혈관운동에 장애가 발생하고, 저항이 심해져 점차 심장에 무리를 준다. 담배는 이러한 동맥 환경에 더욱 악영향을 미처 결국 혈관노화를 촉진시킨다.

"흡연이 고혈압과 혈관 노후에 관여한다."는 이번 연구결과는 SCI 학술지인"Blood Pressure"에 게재될 예정이다.

동맥경직도검사는 특별히 주사를 놓거나 옷을 벗을 필요 없이 팔뚝 부위와 발목부위에 혈압 측정과 유사한 가압대를 감고, 5분이내에 간단히 혈관의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진단법이다. 정확도도 높고, 하지의 혈압도 동시에 측정이 가능해 말초동맥 질환도 같이 진단할 수 있다는 새로운 방법이다. 현재 세계의 고혈압 전문가들은 동맥경직도를 저하시킬 방법을 연구하는 중인데, 미국 고혈압 학회지에 따르면 높은 대동맥경직도(대동맥 맥파전도속도)를 보인 고혈압환자에서 총사망률 및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높아 대동맥 경직도가 심혈관질환에 큰 원인인자로 보고 있다.

흡연은 폐암, 기관지 천식 및, 만성 폐쇄성 폐질환 외에도 고혈압, 협심증 및 뇌졸중 등 동맥경화성 혈관 질환의 중요한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 문제는 겨울철에 밀폐된 실내공간으로 인해 흡연자 뿐 아니라 비흡연자도 간접흡연의 영향을 직, 간접으로 받게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간접흡연자는 가벼운 흡연자와 동일한 정도의 니코틴을 흡수를 한다"고 밝혔다. 흡연은 여러 기전에 의해 혈관을 노화시키고 동맥경화를 일으키는데 담배를 피우면 동맥이 수축되고 혈압이 올라가 기존의 동맥 안쪽 벽이 딱딱하고 두꺼워지는 동맥경화 현상이 발생한다. 심하면 혈관내벽이 일부 파열되고 혈전이 엉겨 붙어서 혈관이 막히게 되는 심근경색증이 나타나게 된다.

박창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의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던 사람은 물론, 평소 비흡연자라도 술자리 등에서 가끔 담배를 피우는 사람처럼 일시적인 흡연자 모두에게 흡연이 혈압과 혈관탄력도를 저하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며 "특히 평소 담배를 피우지 않는 비흡연자라 할지라도 주변 흡연자에 의한 간접흡연에 의해 고혈압과 혈관질환에 쉽게 노출이 될 수 있으므로 본인의 혈관 건강 뿐 아니라 주변사람의 건강을 위해서도 금연은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또한“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과 함께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하며 평소 규칙적인 운동을 꾸준히 하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어 비타민 C를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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